오피니언 열린 마당

초등생 정보 빼가는 호객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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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신학기가 시작되면 으레 학습지 회사나 학원에서 나온 사람들이 교문 앞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붙잡는다. 선물을 준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꾀어 집주소.연락처.이름 등을 적게 한다. 어떤 경우엔 싫다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적으라고 강요할 때도 있다.

이렇게 연락처를 확보한 학원이나 학습지 회사는 마구잡이로 전화를 해 가입을 권한다. 이런 전화를 받은 부모는 당황하며 아이들에게 함부로 개인 정보를 알려준 것에 대해 야단치게 마련이다.

이런 일을 여러 번 겪어본 고학년들은 요령이 생겨 엉터리 주소나 이름을 대며 피하기도 한다. 이런 요령도 없는 저학년 학생들은 솔직하게 자기 신상을 밝히는데 처음 약속과 달리 선물을 주지 않거나 고작 불량 게임 CD만을 주는 어른들까지 있으니 속상하기만 하다. 초등학생들이 학교 수업이 끝나고 마음 편히 집에 갈 수 있도록 이런 호객꾼들을 단속해 줬으면 좋겠다.

이주현.경기 분당초등학교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