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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대학 禁男의 벽 허문다-상명여대도 성심.효성이어 공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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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금남(禁男)의 대학」 벽은 무너지는가.
상명여대가 30년동안 고수해온 금남의 벽을 깨고 「상명대」로이름을 바꾸며 올 입시부터 남녀 공학으로 신입생을 모집함에 따라 국내 134개 4년제 대학 가운데 여자대학은 7개(덕성여대.동덕여대.부산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숙명여대. 이화여대)로 줄어든다.
또 숙명여대는 내년부터 임상약학대학원 등 5개 전문대학원에 남학생 입학 문호를 개방한다.
지난 78년 한성여대가 남녀공학인 한성대로 전환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한 금남의 벽은 79년 수도여사대(현 세종대)로 이어졌다.특히 올 신학기에는 성심여대가 가톨릭대와,대구 효성여대가 대구가톨릭대와 각각 통합했다.
반면 금녀(禁女)의 벽이 높았던 특수대학들은 여성계의 끈질긴입학 허용 요구로 기능대학(87년).세무대학(88년).경찰대학(89년).철도전문대학(90년).농협전문대학(91년)등이 차례로 여학생들을 받아들였다.
여자대학에서 남녀 공학으로 전환한 대학들의 자체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사회 전반의 여성관의 변화,학생들의 남녀 공학 선호,대학지원자수의 감소와 입학정원의 증가,외국대학의 국내 진출 등이 여대의 학생 유치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사관학교조차 여학생을 받아들이기로 한 마당에 여학생만을 위한 대학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또 여대 졸업생들의 저조한 취업률,동문회의 모교 지원 부진 등의 문제도 남녀 공학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자대학의 대표격인 이화여대는 『공학 전환에 대해공식적으로 논의한바 없다』는 입장.미국의 웨슬리대 등 외국의 소규모 명문여대와 달리 이화여대는 거대한 종합대학인 만큼 세계여자대학들의 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화여대는 대신 다른 대학과의 학점 교류 등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서강대.연세대와 석사과정의 교환학점을 인정해온 이화여대는 올해 포항공대 및 한국과학기술원과 학생교류협정을 맺었다.또 올여름 계절학기부터 포항공대생과 이대생들이 서로 상대 캠퍼스에서 이수한 학점을 인정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자 점차 교류범위를 늘리기로 하는 등 공학의 장점도 살리고자 애쓰고 있다. 그밖의 여대들도 일단은 여대의 특성을 좀더 강조해 경쟁력을키운다는 분위기.서울여대 기획처장 이종석(李宗錫)교수는 『생활관 교육을 강화하고 일본 등 외국 여대들과의 교류를 늘리며 특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부산여대 이상주(李相周)기획실장도 『여성대학원을 설립하고 설계.디자인.홍보.관광.예능 등 여성들에게 유망한 전공분야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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