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vs 철강업계 철근값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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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철근 값이 크게 뛰면서 철강업계과 건설업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13㎜ 고장력 철근의 경우 연초 62만원대에서 최근 94만원대까지 올랐다. 100만원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철근의 원자재인 고철 값이 크게 오르면서 철근 가격까지 덩달아 급등한 것이다. 고철은 최근 1t에 포스코 열연강판(70만원)과 맞먹는 68만원에 거래된다.

철근의 최대 수요처인 건설업계가 포문을 열었다. 갾건설업계는 철근 값 인상을 곧바로 주택 분양가에 반영할 수 없는데 비해 철강회사는 철근을 시장 가격대로 받는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철강업계가 원가상승분을 건설사에 모두 떠넘기는 셈이라는 이야기다.

철근을 만드는 동국제강과 현대제철 측은 갾국제시장에서 급등세인 철근 시세를 무시할 수 없다갿고 반박했다. 고철 값이 뛴 건 물론이고 철근이 되기 직전의 중간재인 갻빌렛(사각형 기둥 모양의 쇳덩어리)갽 가격이 1050달러 수준으로 뛰어오르는 등 철강 반제품 국제시세가 완제품 가격보다 높다는 것이다.

동국제강 측은 갾철근을 중동지역에 수출하면 1t에 120만원도 받을 수 있다.이를 자제하고 국내 공급안정에 애쓰는데 너무하다"고 건설업계에 포문을 열었다.현대제철 측은 갾철근 값은 주택 분양가의 1.2% 수준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는데 건설업체들이 철근 값만 물고 늘어지는 건 원자재난에 편승해 분양가를 올리려는 의도 아니냐갿고 지적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2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에 철근 값 인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철근 값 안정을 위해 철강건설업계와 유통회사, 정부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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