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있는요리>돼지갈비강정-주부 윤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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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요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나라 프랑스.하지만 지난 84년부터6년남짓 파리에 살았던 주부 윤희(尹熙.38.서울동대문구청량리동)씨는 정작 프랑스요리에 대한 인상깊은 기억이 거의 없다.부모님이 보내주시는 빠듯한 생활비를 아껴써야 했던 남편의 유학시절동안이라 감히 프랑스식당에 드나들 엄두를 못냈던 것.나중에 尹씨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외식도 가끔 하긴 했지만 코스별로 요금이 따로 매겨지는 프랑스식당보다 한그릇 음식만 시키면 되는 베트남식당을 자주 찾았다고 한 다.
그래도 남편이 동료유학생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던 것은 한국식 밥상을 차려주는 아내 尹씨가 있었기 때문.尹씨는 파리시내중국인거리의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곤 했는데 한 달에 한두차례는동료 독신유학생들을 초대,음식대접을 하는 것이 정례행사였다.
그때마다 내놓은 음식이 바로 돼지갈비강정과 깐풍기.결혼한지 1년이 채 안된 신혼주부였던 尹씨가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흉내낸어설픈 돼지고기강정이었지만 생강.마늘.고추로 양념한 매콤달콤한맛을 모처럼 접한 독신유학생들이 탄성을 연발했 을 것은 쉽게 짐작이 간다.尹씨는 『비좁은 단칸방인데다 여럿이 한데 둘러앉을큰 상도 없어 각자 앉은 자리에서 그릇을 들고 먹어야 했다』고회상한다.
깐풍기는 당시 유학생이라면 너나할 것없이 자주 만들어 먹던 메뉴.중국음식이기는 해도 자장면만큼이나 친근한데다 『소르본대학부근에 워낙 맛있게 깐풍기를 하는 한국인음식점이 있어 유학생들사이에 「깐풍기 유행」이 불었다』는 게 尹씨의 설명이다.
한국음식이 귀한 이국땅의 덕(?)을 본 것일까,솜씨는 훨씬 늘었는데도 『그 때 먹어본 사람들이 서울와서는 예전만큼 맛있다고 하지 않는다』며 겸연쩍게 웃는다.
▲재료=돼지갈비 600g,양파 2분의1개,풋고추 3개,마른 붉은고추 3개,녹말가루 3큰술,마늘 3쪽,생강 2분의1쪽,간장2분의1컵,설탕 3큰술,식용유 약간,후춧가루 약간,소금 약간.
▲조리법=①돼지갈비를 끓는 물에 넣어 푹 삶는다.②삶은 돼지갈비를 건져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1시간쯤 둔다.③양파는 납작썰기를 하고,풋고추와 붉은 고추는 어슷썬 뒤 씨를 턴다.④간을 해둔 돼지갈비에 녹말가루를 곱게 묻혀 식용유에 두 번 튀겨낸다.⑤잘게 썬 생강,붉은 고추,다진 마늘을 식용유(2작은술)에 볶는다.⑥⑤에 간장과 설탕을 넣고 졸여 양념장을 만든다.⑧양념장에 양파와 풋고추를 넣어 살짝 볶은 후 튀긴 돼지갈비를 넣고 약한 불에 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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