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돌’ 맞는 샤론 스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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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할리우드의 ‘섹시 퀸’ 샤론 스톤(사진)이 쓰촨(四川) 대지진을 “(중국의) 인과응보”라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공적(公敵) 1호’로 지목됐다.

그는 쓰촨성 대지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중국이 티베트인을 대하는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다. (이번 지진은) 흥미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25일 프랑스 칸 영화제의 부대 이벤트인 에이즈 자선 기금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그러나 대재앙을 흥미 있다고 표현해 이미 위험수위에 달했던 스톤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톤은 이어 “중국이 그동안 나의 좋은 친구인 달라이 라마를 냉대해 왔다”며 “베이징(北京) 올림픽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올림픽 개최에 반대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이날 스톤은 “이번 지진과 그간 발생한 모든 일이 업보(karma) 때문이 아니겠느냐. 나쁜 일을 하면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기기 마련”이라고 단언했다.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를 박해해온 중국에 대재앙이 생긴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로 들리는 발언이다. 스톤은 발언 말미에 “지진 이재민 지원을 지지한다”고 덧붙였으나 인과응보라는 대목을 집중 부각한 발언이 중국에 전해지면서 언론과 네티즌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스톤을 “중국의 공적”과 “냉혈 인간”으로 몰아붙였다. 네티즌들은 “미국의 토네이도도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과응보란 말이냐”고 반박하면서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심도 없이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영화배우 퉁다웨이(<4F5F>大爲)는 “인류가 당한 재난을 그렇게 표현한 스톤의 영화를 다시는 안 보겠다”고 말했다.

상당수 네티즌은 “스톤이 출연한 모든 영화에 대해 관람을 거부하겠다”고 밝혔고 베이징의 영화관들도 “스톤이 출연한 영화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스톤이 모델로 출연한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에 대한 불매 운동도 선언했다. 디오르 측은 “스톤의 발언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명에 나섰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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