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24시>장수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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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과학발전에 따른 현대의술은 인간의 평균수명을 연장하는데 크게기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어느정도까지 수명을 늘릴 수 있을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할수 없다.
일반적으로 동물은 성장기간의 다섯배를 살며 인간의 장수한계는120세 정도로 잡고 있다.많은 학자들이 노화기전을 밝히려는 연구를 해왔으나 아직은 가설에 머물러 있고 어쩌면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화기전을 밝혀내고 장수 비법을 개발할 필요도 있겠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수명을 계속연장할 수 없다.
「생명의 유한성」을 인정하는 것이다.따라서 한계상황에서 인생을 어떻게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물론 장수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일 수 없다.숙명적으로 한정된남은 생존기간중 건강해야 하고,그 안에 실현 가능한 바르고 선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은 장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래서 병이라도 앓게 되면 곧 죽지는 않나 하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의사에게 예상되는 죽음의 시점을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를 예측하는 의사는 없다.다만 경험과 의학적 통계에근거해 추정은 가능하다.평균수명이란 지금 태어난 아이가 생존하리라 예상되는 기간을 말한다.
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든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고 돌아볼 수있는 여유를 갖는 사람은 비록 병중의 고통에 있을지라도 축복받은 사람이 아닐까.
얼마전 미국 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논문이 생각난다.신중하고 양심적이며 허영심이 없는 성격의 사람이 야비하고 이기적이며 남을 이용하는 성격의 사람보다 장수한다는 연구결과였다.
〈경희대의대 내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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