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은 규제·세금·분규·외환제한 없는 ‘4무 특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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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다려라 두바이여. 대한민국 새만금이 간다’.

전북도청 벽에는 이 같은 문구를 담은 대형 그림이 내걸려 있다. 전북의 의지를 담은 상징물이다.

서해안의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大役事)인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은 올해로 17년째.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1991년 첫 삽을 떴지만, 환경 논란에 휘말려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6년 4월 군산~부안을 잇는 세계 최장 33㎞의 방조제가 연결됐다. 현재는 덤프트럭·포클레인 등이 동원돼 방조제를 튼튼하게 다지는 보강 공사가 한창이다.

새만금은 천덕꾸러기 신세에서 최근 보물단지가 됐다. 지난해 11월 특별법이 마련되고, 이달 초에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3대 국가경쟁력 강화사업의 하나로 선정됐다. 산업·복합용지 대 농지의 비율을 3 대 7에서 7 대 3으로 바꾸고, 공사 완료 시점도 2030년에서 2020년으로 앞당겼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여의도 면적의 48배(약 401㎢)에 해당하는 땅이 새로 생긴다. 산업·복합용지의 경우 우주·항공, 신재생에너지, 관광, 외국인 직접투자 지역으로 구분해 현재 관련 부처들이 개발계획을 짜고 있다. 전북도는 세계적 석학들을 대상으로 국제공모를 진행 중이다. 9월께면 내부 개발의 구체적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요즘 새만금에는 해외투자자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중동 오만의 4대 기업 중 하나인 샨파리 그룹 관계자들이 10일 새만금 일대를 둘러봤다. 이달 초에는 미·영의 신재생에너지 그룹 회장단이 풍력발전단지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부동산 개발업체는 지난해 말 새만금을 둘러보고 80억 달러(8조5000억원 상당) 규모의 투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운영하는 샌즈그룹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준배 전북도 새만금개발국장은 “규제·세금·노사분규를 없애고 외환거래 제한마저 없는 4무(無)의 특구를 만들어 중동의 두바이를 뛰어넘는 세계적 경제자유기지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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