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밀고 민간 끌고 … 일본 관광 수입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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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도쿄(東京)의 유명 백화점들이 줄지어선 긴자(銀座) 거리. 오전 10시 백화점 개장시간이면 어김없이 중국인 관광객을 실은 관광버스들이 나타난다. 화장품과 가방·구두 등 중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브랜드가 인기 상품이다. 미쓰코시(三越) 백화점의 경우 중국 고객의 면세품 구매가 지난해에 비해 50~70% 증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긴자의 백화점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전을 앞다퉈 기획하고 있다. 미쓰코시 백화점에서는 카운터에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하거나 중국어 팸플릿을 만들었다.

일본 국제관광진흥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역대 최다인 835만 명이었다. 2003년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시작한 ‘일본 방문 캠페인’ 이후 60% 증가했다. 특히 중국 관광객은 2000년 38만 명에서 지난해 94만3400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어 사상 처음 미국 관광객(81만5900명)을 제쳤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과 대만인은 훨씬 많은 260만 명, 139만 명이었다. 2007년까지 3년간 증가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220만 명. 이중 80%가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 관광객이었다.

일 정부는 아시아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2020년까지 외국 관광객 200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24일 보도했다. 2010년 1000만 명 유치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 확실시되자 세계 10대 관광대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일 정부는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입국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크고 작은 국제회의를 개최해 관광자원의 풍부함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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