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동의원 연이은 폭로-제보자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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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계동(朴啓東)파일을 주목하라」.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 부정축재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확대되고있는 가운데 4,000억원 비자금설을 폭로했던 민주당 박계동의원이 확보하고 있는 80여건의 제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는 朴의원의 盧씨 비자금보유 폭로가 검찰수사를 통해 사실로 입증되면서 그에게 쏟아져 들어온 각종 제보가 상당히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제보내용은 ▶盧씨와 친.인척들의 은닉부동산▶친.인척 비리▶해외비자금▶그린벨트및 고도제한 불법해제▶도명계좌 보유▶괴자금 관련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다.
朴의원은 최근들어 『검찰이 盧씨의 비리에 대해 제대로 파헤치지 못할 경우 추가로 폭로할 계획』이라고 공언해왔다.
이 가운데는 기존에 폭로된 4,000억원 이외에 2,000억원의 盧씨 비자금이 더 남아있다는 내용도 있어 그가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방증자료」의 실체가 주목된다.
「박계동 파일」에 있는 자료중 지금까지 근거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최소한 3건이다.
중앙일보가 단독보도한 경기도용인군구성면상하리329의2에 소재한 200억원대 냉장창고회사인 미락냉동의 존재도 「박계동파일」에 포함돼 있었다.
盧씨의 사돈기업인 동방유량(회장 申明秀)의 계열사인 경한산업이 관리중인 시가 1,000억원대인 서울시청 건너편 17층짜리서울센터빌딩은 朴의원이 받은 제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의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남구대치동890 테헤란로옆 18층짜리 동남타워빌딩의 소유회사가 정한개발이고 이 회사의 대표이사가 경한산업의 대표이사와 동방유량계열사인 해표유니레버의 부사장을 겸하고 있는 박동현(朴東賢)씨라는 사실도 朴의원이 가진 자료를 토대 로 확인됐다. 이처럼 「박계동파일」이 위력을 발휘하자 제보의 출처에 대한갖가지 추측이 만발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과거 정보기관에서 파악해둔 盧씨관련 비리자료가 특정정치세력을 통해 제보형식으로 朴의원에게 흘러들어가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盧씨비리 폭로를 통한 5,6공세력 정리,민자당내 민주계와 민주당등과의 제휴를 내 용으로 하는 정계개편시나리오를 가리키는 이른바 「여권 커넥션설」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대해 朴의원측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권이 5,6공세력을 탈락시킨다면 과반수 의석획득이 어려울 것이 분명한데 그런 모험을 할수 있겠느냐』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있다. 그러나 朴의원측은 『제보자들은 대부분 익명을 요구하고 있어 정확한 신원을 알기는 어렵다』면서 『분위기로 보아 여러부류의 사람이 두루 망라돼 있으며 6공측 인사와 전직 공무원까지포함돼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朴의원은 폭주하는 제보를 혼자의 힘으로는 추적.확인하기 어려워 유인태(柳寅泰).제정구(諸廷坵).원혜영(元惠榮)의원등과 일을 조직적으로 분담해놓은 상태여서 「박계동파일」은 앞으로 더욱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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