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대녀 '지진 맞짱' 동영상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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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20대 여성 두 명이 입에 담기 어려운 '맞짱 욕설'로 인터넷을 후끈 달궜다. 발단은 랴오닝(遼寧)성에 사는 여성(21)이 동영상을 통해 쓰촨(四川)성 지진 피해 지역 주민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데서 비롯됐다. 이 여성은 지진 발생 1주일 만에 중국 정부가 19일부터 3일간을 애도 기간으로 지정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애도기간 동안에 음주가무뿐 아니라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게임 하는 것도 제한한 때문이다.

이 여성은 J5라는 게임에 사실상 중독됐을 정도로 게임 마니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을 통해 이 여성은 "지진 때문에 게임을 실컷 하지 못했다"며 쓰촨성 지진 피해 지역 주민을 향해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내용을 담은 4분40초 짜리 동영상( http://kr.youtube.com/watch?v=J9Bf-lM9Oe4&feature=bz303)은 20일 유튜브(youtube.com)에 올려지면서 급속하게 유포됐다. 이 여성은 유튜브 홈페이지의 많이 본 동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 동영상을 보고 격분했다. 상당수 네티즌들이 "중국인을 모욕했다" "13억 명이 이 여자가 누구인지 찾아내자"는 흥분한 댓글을 달았다. 이 동영상을 비난하는 '맞짱 동영상'을 올린 여성도 있었다. 쓰촨성에 산다는 한 20대 여성은 지진 피해 주민을 모욕한 여성을 향해 3분여 동안 "어서 죽어버려라" "냄새나는 여자" "싸가지 없다" "싸구려 계집애" 등의 욕설을 늘어놨다. 지진 피해 지역 주민을 모욕한 혐의를 받은 여성은 네티즌들의 제보를 통해 21일 랴오닝성 공안에 체포됐다. 문제의 여성은 "게임을 못하게 해 우발적으로 그랬다"는 취지를 밝히면서 "지금은 몹시 참회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중국 언론은 보도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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