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앞에 섰던 두 前대통령-윤보선씨.노태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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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1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음에 따라 우리나라는 4.19직후 망명한 이승만(李承晩)전대통령과 10.26사건으로 비명에 간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을 제외한 전직 국가원수 모두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은 기록 을 남겼다.
그러나 반유신 민주화운동으로 세차례(74년4월 민청학련사건,76년3월 명동성당 3.1구국선언문사건,79년 YWCA위장결혼식사건)나 기소된 尹전대통령등은 정치적 이유로 조사를 받았다는점에서 개인적인 부정축재 혐의로 소환된 盧씨와는 큰 차이가 있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도 여론을 의식해 尹전대통령을 구속기소하지는 못했지만 유신정권 말기에 일어난 위장결혼식사건 때는 군검찰이 83세의 노령임에도 그를 직접 소환해 조사를 벌였던 것이다. 尹전대통령의 태도는 당당했다.
76년3월 정권에 비판적인 3.1구국선언문에 이름을 빌려줬다는 이유로 징역8월을 선고받았을 때도 그는 『이런 정권하에선 사형을 선고받았다 해도 부끄럽지 않으며 오히려 국민의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국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엄청난 부정축재가 밝혀지자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옹색한 변명을 늘어 놓고 있는 盧전대통령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盧씨에게 적용될 수 있는 죄명도 특가법상의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위반죄가 거론되고 있다.더구나 재산 해외도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친.인척등 명의로 부동산등을 숨겨 놓았다는 말마저 나돌아 사실로 확인될 경우 외환관리법 위반 죄등의 추가적용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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