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조성민 흠집내기 日언론 동시 포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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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조성민(22)이 일본 언론의 과잉반응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29일자 일본 스포츠전문지들은 「조성민 고장 발각」「조성민 투구거부」등의 제목으로 조성민을 혹평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들은 조성민이 요미우리 자이언츠 호리우치 투수코치의투구명령을 거부,『못던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조성민에게는 허리통증과 오른쪽 팔꿈치 부상 후유증이 있다고 했다.조성민이 「트러블 메이커」가 될 소지를 보였다는 말까지 서 슴지 않았다. 조성민의 말은 다르다.『한국에서 시즌이 끝난 뒤 두달동안 투구를 하지 않았으며 몸을 만든 뒤 제대로 된 투구를 하고 싶다.처음부터 좋지 않다는 평가는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이번 소동을 보면 노모 히데오(LA다저스)의 경우와 흡사한것을 느끼게 된다.94년 팔꿈치.허리부상등으로 일본에서 투구를거의 하지 않았던 노모가 다저스와 사인했을 때 일본 언론은 앞다퉈 노모를 깎아내렸다.일본 프로야구를 버렸다고 -.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서 노모가 일본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거부하자 그들은오히려 박찬호에게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노모의 KO승.노모가 전세를 뒤집는데는 1개월도 안걸렸다.악성 루머를 치료하는데는 잘 던지는 일이 최선의 처방이었다.
겁없이 단신으로 대한해협을 건너간 조성민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프로의 생리다.특히 일본이라는 특수성,게다가 일본인들이 자부심을 갖는 요미우리 팀에서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철저한 이미지관리가 필요하다.이미지관리도 프로선수의 능력이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일본의 차별대우는 익히 알려져 있다.혼자일본 프로야구를 이겨내야 할 조성민에게 일본언론 특유의 「외국인 대접」은 일종의 「신고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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