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비자금 파문-비자금 드러나자 흥분하는 여.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실체가 점점 드러나면서 정가가 흥분하고 있다.민자당도 노 전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당연시하고 야3당은 당력을 총집결해 경쟁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자당은 23일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등 강경한 분위기.
손학규(孫鶴圭)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어정쩡하게 피하기보다 대(對)국민 유감논평을 분명히 하자』는 일부참석자의 제안까지 있었다고 전언.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이날 『이번 사건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여당 사무총장이 이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민자당 태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경입장을보였다. 강총장은 야권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문제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제한뒤 『다만 국정조사권 발동은 검찰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될 경우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민회의는 300억원의 실체를 밝히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지을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비자금 전체에 초점을 맞췄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485억원은 『빙산의 일각이고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며 서석재(徐錫宰)전장관의 발언과 노 전대통령 사돈 명의의 실명화,함승희(咸承熙)전검사의 증언 등도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대철(鄭大哲)부총재도 『상무대비리사건의 경우 이현우(李賢雨)씨가 227억원을 만들어 92년 대통령선거에 썼다』고 주장하고,국회차원의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아침 긴급 의원총회를 여는 등 주도권을 놓지않으며 노씨 즉각 구속수사와 국정조사권 발동 등 초강경입장을 천명.박계동(朴啓東)의원은 소속의원들의 박수를 받고 단상에 나서『300억원은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며 『김 영삼(金泳三)대통령의 은폐의혹을 지울 수 없으며 이현우씨 조사도 검찰의 짜맞추기라는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비자금 진상조사위원장인 강창성(姜昌成)최고위원은 『포천군 일동면 레이크골프장이 2,000억원짜린데 실소유주는 노씨로 가끔와서 체크까지 한다더라』고 또 다른 의혹설을 제기.
자민련은 이날 마포당사에서 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어 김영삼대통령이 즉시 귀국해 비자금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