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러시아 긴축경제-통화부족 은행파산 위기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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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모스크바의 가을은 올해도 예외없이 위기를 맞고 있다.다가오는총선과 은행의 돈줄죄기로 우울한 분위기다.서방은 러시아가 이런난제들을 잘 극복할 것인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러시아경제는 그러나 바닥까지 떨어진 뒤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있다.산업생산의 침체는 마침내 종착역에 다다랐고 지난 9월에는인플레도 개혁후 최저수준인 4.5%로 낮아졌다.루블화도 달러당4,300~4,900루블에서 안정을 찾고 있 다.
하지만 러시아의 2,500여개 은행들은 지금 혼란에 빠져 있다.지난 8월에 일어난 통화부족사태는 금융산업의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시켰다.한 은행관계자는 『대지진이 오기 전의 미진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수백개의 은행들이 올 가을에 파산할 지도 모르며,그 여파는 아예 중앙은행을 문닫게 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런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엄격한 정책을 펴왔지만그것은 결과적으로 국영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국영기업들의 밀린 임금은 18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군인들에 대한 체불임금만도 8억달러에 달한다.최근 한 국영기업은 전기료가 연체된무르만스크의 북해함대에 전기를 끊기도 했다.또 총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증시 상황도 안좋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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