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엄한 경계속 100萬 검은 물결-워싱턴 흑인남성 대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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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역사상 최대의 인파가 운집한 워싱턴의 「100만 흑인남성대행진」은 별다른 소요 없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주최측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된 대회는 낮 12시쯤 참여인원이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워싱턴 시경은 이날 참석자가 1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의사당에서 백악관에 이르는 3㎞ 가량의 도로및 광장에는 차량통행이 통제된 채 경찰 순찰차량들이 거리마다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폈으나 집회가 예상보다 차분히 진행돼 특별한 소요는 없었다.이날 집회에서 주최자인 루이스 패러컨,벤저민 샤비스 목사 등은 흑인들의 차별대우와 소외를 지적하면서 『냉철한 자기반성과단결을 통해 흑인의 권위와 자존심을 회복하자』고 촉구했다.제시잭슨 목사와 마리온 베리 워싱턴시장등은 『오늘의 집회가 인종간불신과 갈등을 치유하는 도덕적 대화합의 계기가 되도록 하자』고호소했다.이들은 또 이날의 집회가 흑인들의 권위와 영향력을 회복하는 일대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연설과 기도가 진행되는 동안 시종 열띤 박수와 구호로 호응했으며 곳곳에서 소규모집회를 갖고 어깨동무 등을 하며노래를 합창해 분위기를 돋웠다.
미국 정부 및 워싱턴 시당국 등은 이날의 집회가 폭동화할 것을 우려,경찰력 등을 총동원해 경계를 펴는 한편 집회가 끝나는오후4시이후 사태에 대비해 순찰등을 강화했다.
이날 워싱턴 시내의 주요관공서와 학교 등은 대부분 휴업,거리는 텅빈 상태이며 의사당과 광장을 중심으로 흑인들만이 운집해 있는 상태다.
워싱턴 시내에 3,0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인교포상가들은 이날 대부분 철시했으며 일부 문을 연곳도 오후가 되면서 서둘러 문을 닫고 귀가했다.
워싱턴 시당국은 비상전화외에 인종별 전담 신고전화선을 설치해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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