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만들기>회사원 이형선씨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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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재산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생활자세는 대개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하나는 목돈을 쥐게되면 다소 자세가 안이해져 소비가 늘어나는 형이고,다른 하나는 재산을 모아가는데 재미를 붙여 더욱 근검절약하게 되는 경우다.
회사원 이형선(李亨善.24.코오롱 관리팀 근무.3월18일 상담자)씨는 전자의 경우라 할수 있다.
지난 3월 재테크 상담을 받을 때만 해도 월 90만원 수입에47만원을 저축해 높은 저축률을 보였으나 7개월이 지난 지금,소득은 월 20만원정도가 늘어났는데도 저축은 오히려 줄어 월 35만원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목돈이 생기고나니 마음이 느긋해져 한달,두달 저축을 미루게되고 그러다보니 지출이 많아져 나중에는 저축이 더욱 힘들어지더군요.』 李씨의 말이다.그러나 아직 미혼인데다 나이도 젊어 결혼전에 마음껏 즐겨보자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생겨나곤 한다고그는 털어놨다.
퇴근후나 주말이면 영화관.미술관등을 찾거나 음악감상에 몰두,생활속의 여유를 즐기는 맛이 굉장하다고 말하는 이씨는 요즘 결혼후에도 직장생활을 계속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남들보다 빨리 생활 기반을 다져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맹수(梁孟洙.주택은행 검사부)차장과 7개월만에 자리를 함께한 이씨는 생활 재설계를 의뢰하면서도 「문화.취미생활비로 소득의 10%정도는 쓸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을 빠뜨리지않았다. ◇현황=이씨의 현재 재산은 모두 3,009만원.부모님께 빌린 900만원이 빚으로 남아있어 이를 빼면 순재산은 2,109만원이 된다.7개월전인 3월현재 순재산이 1,610만원인것과 비교하면 499만원이 늘어난 셈이다.
현재의 재산 구성은 이렇다.전세 보증금에 1,200만원이 들어있고 신협출자금.신재형저축.근로자장기저축.공사채형 수익증권.
상호부금 만기금등에 모두 2,665만원이 있다.이외에 우리사주44만원과 친지에게 빌려준돈 300만원이 있다.
이씨의 월 평균 소득은 110만원으로 3월보다 20만원 가량올랐다.그러나 신협 출자금에 월 20만원,신재형저축에 10만원,장기근로자저축에 5만원을 붓고 있어 월 저축액은 35만원에 그치고 있다.이전보다 11만원이 줄어든 셈이다.
부모님 용돈으로 월 15만원정도를 드리는 것외에 나머지는 모두 소비하고 있다.
월 6만원씩 불입하던 상호부금(은행)은 이달에 만기가 돼 만기금을 찾게 됐다.
◇전문가 중간점검및 진단=소득이 늘었는데도 저축률이 줄어든 바람직하지 못한 경우다.3월에는 저축률이 50%를 웃돌았는데 현재는 31.8%로 오히려 떨어졌다.
3월과 비교해 재산 구성은 은행저축이 감소,투신사 저축이 늘어났는데 이는 재형저축 만기금 전액을 공사채형 수익증권으로 재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만기금이 1,000만원 가까이 되는 큰돈을 수익증권에 한꺼번에 넣어둔 것은 다소 경솔 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목돈을 굴릴 수 있는 방법은 채권투자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고,특히 만기금을 탄 시점(5월)에서는 은행의 「금리파괴」상품이나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신탁상품들이 한창 붐을 이루던 때였으므로 높은 금리의 상품에 분산투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씨의 경우 목돈이 생기고나서 오히려 저축이 줄어든 경우로 이런 우(愚)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저축이 만기가 되면 뒤로 미루지 말고 즉시 해당 월부금을 다시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게 중요하며,이 경우 급여통장을 통한 자동이체를 이용하면 훨씬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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