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소굴로 변한 러시아 대도시-국민 60명중 1명꼴희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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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관광객 대상의 이번 인질사건은 러시아의 치안부재상황이 어느정도인지 다시한번 보여준다.공산주의시절 소련을 찾은 관광객은 감시를 받기는 했지만 안전만은 확실하게 보장받았다.그러나 소련이무너진 후 모스크바를 비롯한 대도시들의 치안상황 이 크게 달라졌다.이타르-타스통신등 러시아 언론이 밝힌 통계를 보면 지난 94년 한햇동안 러시아에서 발생한 범죄는 모두 263만2,700건이나 되며 강간건수만도 1만4,000건에 이르렀다.
보여준다.공산주의시절 소련을 찾은 관광객은 감시를 받기는 했지만 안전만은 확실하게 보장받았다.
그러나 소련이 무너진 후 모스크바를 비롯한 대도시들의 치안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이타르-타스통신등 러시아 언론이 밝힌 통계를 보면 지난 94년 한햇동안 러시아에서 발생한 범죄는 모두 263만2,700건이나 되며 강간건수만도 1만4,000건에 이르렀다.
러시아 인구가 1억5,000만명정도임을 감안하면 국민 60명당 1명꼴로 범죄의 희생자가 됐다는 말이 된다.
이때문에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94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강력한 단속을 폈으나 흉악범죄와 강력범죄가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금년 여름만 해도 체첸사태와 부됴노프스크 인질사건의 여파로 모스크바에 치안경계령이 발동돼 있는 상황에서 8월4일부터 8일까지 불과 닷새동안 갱단에 의한 총격으로 무려 17명이 목숨을잃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때문에 언론과 야당.시민들은 연일 당국의 무능과 마피아와의결탁을 공격해대고 있고 치안부재 문제는 12월로 예정된 총선의최대 이슈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옐친대통령의 집무실에서 불과 1,000여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붉은 광장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러시아당국에도 엄청난 충격을 안겨다 준 것 같다.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과 알렉산드르코르자코프 대통령 경호실장등이 현장에 나와 사건 해결을 독려하고 내무부 산하 폭동방지 특수부대인 「오몬」외에 연방방첩부 소속의 알파부대가 동원된 것도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이 비록 알파부대의 성공적인 작전으로 마무리됐지만 소련몰락후 범죄수도라는 오명을 안게된 모스크바의 상황은 별로 개선될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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