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비(前CIA국장)-미국의 경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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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콜비 전CIA국장:「민주제도와 국가정보,비교론적 관점에서 미국의 경험」=정보활동은 민주주의와 양립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어왔지만 거의 모든 민주국가들은 민주국가의 위상을 지키면서도정보활동에 관계된 비밀을 지켜왔다.정부가 하는 일 가운데에는 비밀이 유지돼야만 효율적인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정부는 2차대전 당시부터 정보활동을 중요한 국가기능으로 취급해왔고 그에 필수적인 비밀유지 때문에 정보활동이 대통령과 행정부 소관이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냉전 분위기 속에서이에 대한 여론의 지지도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미국정보활동은 지금까지 네차례의 「혁명」을 겪어왔다.
첫번째 혁명은 42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2차대전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국가정보부 설립을 지시했을 때 시작됐다.이 때 설립된 「전략부」는 정보분석이 중심적 업무였다.
두번째 혁명은 50년대 들어 소련과 그 위성국가에 대한 간첩들의 침투가 용이하게 되면서 시작됐다.U-2정찰기,사진촬영용 위성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컴퓨터로 정보를 모니터하게 됐다. 세번째 혁명은 정보활동에 대한 민주적 통제여부가 논의의 핵심이 되었다.CIA는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정치적.준군사적 비밀작전을 수행했고 이는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중요 정치이슈가 됐기때문이다.
몇년간의 노력끝에 민주적 통제를 하면서도 정보기능의 비밀성을잃지 않는 메커니즘이 만들어졌다.
냉전체제의 종식으로 네번째의 혁명이 일어났다.신생 러시아와 군비통제노력이 진전되면서 양국간의 차이를 협상하고,협상결과를 준수하게 하기 위해 실제상황을 파악하는 정보활동이 새로운 목표가 됐다.
냉전종식은 정보활동에 큰 변화를 야기시켰다.이전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정보를 이제는 대중매체.학자들.외교관들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이에 따라 정보활동의 형태가 축소되고 새로워질 필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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