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루지에로 WTO사무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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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장현준 논설위원=WTO가 만들어지기 전의 기대만큼 기능하고있는가,혹은 그 이상인가.지난 10개월간의 실제 운영경험에서 평가해 달라.WTO의 장래에 대한 총장의 견해는.
▶루지에로총장=WTO는 확실히 관세무역일반협정(GATT)보다강한 힘을 가진 기구다.그러나 WTO가 무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다.50년전에 이미 구상된 기구이기 때문이다.WTO출범과 함께 높은 기대가 있었다.
물론 지난 10개월을 돌아보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금융협상을종결지었고 동시에 개도국이 주장했던 인력이동에 관한 합의도 만들어냈다.또한 미-일간의 자동차협상에서도 나타났듯이 분쟁조정절차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양자간에 합의가 이루어졌 다.
이제 싱가포르각료회의를 앞두고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의 합의이행을 마무리짓고 새로운 이슈인 무역과 투자,환경문제등 새로운 이슈에 관한 합의에 관해 WTO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WTO와 같은 다자간기구가 있는데도 불구,계속 쌍무협상에 의해 통상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슈퍼301조가 WTO의 자유무역추진을 위한 기본원칙과 맞는다고 생각하는가.미국은금융협상에서 참가하지도 않았는데 이같은 미국의 자세는 새로 시작하는 WTO를 초기부터 약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무슨 뜻으로 이 질문을 하는지 알고 있다.
일부에서 미국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미국은오랫동안 자유무역을 위한 GATT체제의 수호자였다.미국이 다원적인 민주사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업계의 주장도 있을 수있고 정부내에서도 다양한 견해가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미국이 WTO의 기본정신에 배치되는 조치를취할 수는 없다고 본다.협상당사국간의 쌍무합의도 WTO원칙과 조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지역주의의 발전에 대해서는 두가지 시각이 상존하고있다.WTO와 같은 다자간기구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WTO를무력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그것이다.총장은 지역주의와 WTO의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이제까지의 지역적인 교역에 관한 합의는 확실히 보다 자유로운 무역을 위한 환경조성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EU와 NAFTA를 비롯,세계 전 지역에서 지역주의 움직임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이같은 지역적인 정비가 역외국에 대 해 배타적으로 보호주의를 강화하는데 이용된다면 장기적으로 구성국에도 이득이 안된다.지역적인 합의결과를 WTO에 보고할 때마다 차별조항이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96년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통상각료회담에서 토의의제의 폭과 깊이를 어느정도로 잡고 있는가.
▶제일 중요한 것은 UR의 합의결과를 각국이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이다.또한 무역과 환경, 그리고 무역과투자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토의해야 할 것이다.무역과 노동의 연계문제는 아직도 이슈가 분명치않기 때문에 주요 의제가 되는데는 문제가 있다.사회적 덤핑을 보호주의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이슈가 인권차원인지 단순한 저임금 문제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그러나 이같은 주장이 보호주의의 핑계가 되어서는 안된다.현재틀안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인권에 관한 세계적 규범을 고양하고 나서 사회조항을 토의해야할 것이다.그러나 환경에 관해서는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무역과 환경을 연계시키는 작업을 검토해 왔다.그러나 이문제도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이해가 첨예 하게 대립하는 부문이다.따라서 어느 시점에서는 WTO가 이 문제를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쟁조절기구의 상급심 구성 전망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이 7명중에서 각각 2명씩을 주장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다소 양보할 기미가 보이고 있다.조만간상급심위원들이 결정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中國 가입논의는 계속 -중국의 WTO가입노력은 어떻게 보는가.WTO가입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중국이 취해야할 조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중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당연히 WTO체제에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그러나 중국도 기본적으로 WTO의 기본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아직도 WTO의 회원국중에는 중국의관세및 비관세장벽등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으나 협상은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
***통신협상 적극자세를 -한국의 무역자유화노력에 대해 평가해 달라.
▶현재 진행중인 통상협상분야에서 한국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하기를 기대한다.통신이야말로 인류를 연결시키는 중요한 분야다.
쌀과 같은 구시대의 산업에 관한 논쟁을 그치고 민영화와 규제완화를 통해 통신의 교역규범합의에 노력해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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