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통화大亂 예고-디지털 공사로 서울 6만여대 불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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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최악의 이동전화 통화대란(通話大亂)이 코 앞에 다가왔다.빠르면 다음달 서울지역의 이동전화 신규가입이 중지된다.그뿐 아니라가입자중 6만~10만명이 두어달 동안 휴대전화를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된다.그렇잖아도 통화가 시원스럽게 안돼 짜증나기 일쑤인 휴대전화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게 될 것 같다.
이런 사태에 이르게 된건 한국이동통신이 이동전화용으로 사용할수 있는 주파수가 동났기 때문이다.지금의 여건에서 가입을 더 받으면 휴대폰의 통화 품질은 엉망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가입을 그만 받는다는 말이다.그리고 가입자 수용능 력이 크고 통화품질이 좋은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사(工事)를 하는동안 공사구간의 이동전화는 통화를 중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기간에는 더 큰 불편이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현재 이동전화용으로 5㎒의 주파수를 비워놓고 있다.한국이동통신은 이 주파수를 디지털 전환공사기간중 한시적으로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보통신부에 요청했었다.그러나 신세기통신측은 남아있는 주파수가 자사에 배정될 것으로 이미 정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이동통신에 빌려줘서는 안된다는 주장을폈다.급기야 이 다툼은 선경(한국이동통신)과 포철.코오롱(신세기통신)의 세(勢)싸움 형태를 띠면서 지난달 방한한 찰스 마이스너 미 상무부 차관보가 신세기통 신에 지분 참여한 미국전화회사 에어터치사의 요청에 따라 정보통신부에 이 문제를 정식거론하는등 우여곡절끝에 정보통신부는 한국이동통신측 요청을 거부했다.
한국이동통신은 수도권만 일시 가입중지하는 방안과 전국적으로 가입을 중지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중이다.전국 어디서나 서비스가가능한 이동전화의 특성 때문이다.이 회사 강계환(姜桂煥)디지털기획팀장은 『수도권지역만 가입중지했던 80년대말 지방에서 가입해 서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브로커까지 등장,실효를 거두지 못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지금도 수도권 가입자가 54만명이지만 서울에서 사용중인 지방가입자가 10만명은 된다는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가입자에게 일방적으로 통화정지를 통고하면 거센 반발이 우려돼디지털방식으로의 전환을 위해 통화정지당할 최소 6만명의 선정방법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정보통신부는 통화정지 없이 통화품질을 낮추는 방안,즉 「물타기」를 권하고 있으나 사용 자들이 계속해서 통화하려고 다이얼을 누르면 통화가 일시에 몰리는 「눈사태」현상이 발생해 이동전화시스템 전체가 정지되는 사태까지 예상된다.이같은 국민의 불편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위해 지금이라도 타협안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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