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감사원장,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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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철 감사원장이 13일 사퇴했다.

전 원장은 이날 오후 삼청동 감사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이 대통령이 한 두 차례 만류를 했으나 이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한다 하더라도 받아들일 용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감사원장직을 새로운 사람에게 맡겨 국정에 협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또 하나의 책무로 생각했다"며 "헌법에 정해진 임기를 지켜야 할 책무도 있지만 양대 축인 새 정부와 새 국회가 시작하는 이 상황에서 여러가지 우리나라의 현안과제를 팀워크로 움직여 나가기 위해서는 흔쾌히 대통령께 '프리핸드'(재량권)를 드려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간 여권은 전 정부의 임명직 인사가 새 정부에 신임을 묻는 것이 도리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때문에 전 원장의 사퇴로 전 정권에서 임명된 임기직 인사들의 후속 사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년을 1년여 앞둔 전 원장은 사퇴 선택 시점과 관련해 "감사원장은 헌법정신에 따라서 임기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으나, 나를 임명했던 대통령이 바뀌었고, 나를 신임했던 국회가 5월30일 종료되기 때문에 그 전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해 5월말이 가까워 오는 이 시점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전 원장은 2003년 감사원장에 임명된 뒤 지난해 11월 연임됐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수산청장에 임명된 뒤 김대중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장·기획예산처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등을 지냈다.

청와대는 곧바로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임상규 전 농림부장관과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 등이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디지털뉴스[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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