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기업 천국’ 야망 … 외자 유치 1위 비결은 ‘경제통상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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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충남도는 러시아 DI(Doninvest) 그룹이 한국에 자동차 부품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DI그룹은 러시아 신흥재벌 파라마노프의 소유로 계열사인 타가스(Tagaz)가 현대자동차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연간 18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즉시 경제통상실을 비상 가동시켰다. DI의 소유·가동 현황과 투자 규모 파악에 들어갔다. 박한규 경제통상실장은 러시아로 날아가 협상에 나섰다. DI는 부품을 생산할 공장부지 40만㎡를 요구했다. 부지 소유주인 국내 기업 D사에서 매각 동의를 받아내고, DI에 임대단지를 제공하는 게 관건이었다. 11개월 만인 지난달 말 양측은 쟁점을 해소하고 공장 설립에 합의했다.

이 지사는 13일 러시아 로스토프주에서 DI그룹과 투자유치 협약서(MOU)에 서명한다. 올해부터 2012년까지 보령 관창산업단지에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무쏘·코란도·굴착기 부품 공장을 짓는다는 내용이다. 국내 고용인원은 4000여 명에 달한다.

충남은 지난해 12억3800만 달러(제조업 분야)의 외자를 유치,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이미 9억2100만 달러에 달한다. 그 비결은 뭘까.

경제통상실은 그 핵심 조직이다. 120여 명이 일하며 기업정보 수집부터 인허가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업 투자와 유치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투자유치담당 16명은 ‘Open Ticket(아무 때나 탑승할 수 있는 항공권)’을 사용한다. 촌각을 다투는 투자유치 경쟁에서 언제 어디든 달려가라는 취지다. 지난 한 해 동안 1004개 국내외 기업을 유치했다. 민간 경제전문가의 과감한 발탁도 한몫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9월 KOTRA에서 해외투자유치 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채훈씨를 경제부지사로 영입했다. 경제부지사 제도 도입은 충남이 처음이다. 이승곤 투자유치담당관은 LG그룹 해외투자유치 분야에서 20년간 활동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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