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김재박 감독이 나섰다. 김 감독은 2회 LG 조인성이 삼진아웃을 당하자 정진호 수석코치와 함께 마운드로 올라갔다. 류현진이 왼 팔꿈치에 테이핑을 하고 검정색 티셔츠를 입었는데, 테이프가 바깥으로 비쳐 타격에 방해가 된다고 항의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와 테이프를 떼고 오는 동안에도 김 감독의 항의는 계속됐다. 김 감독은 ‘투수가 이물질을 붙이면 안 된다’는 야구규칙 8.02(b) 조항을 들먹이며 류현진의 퇴장까지 요구했다. 김 감독이 상대 투수가 테이핑을 한 것까지 문제를 삼은 것은 호투하던 류현진의 기를 꺾기 위해서였다.
류현진의 호투에 눌려 6회 2사까지 안타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던 LG를 구한 건 안치용이었다. 안치용은 0-1로 뒤진 6회 2사 1루에서 류현진으로부터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2002년 데뷔 후 7년 만에 처음 쏘아 올린 대포가 9연패를 끊는 역전 홈런이었다. 류현진을 끌어내린 LG는 7회 한화의 바뀐 투수 윤규진으로부터 안타 3개, 볼넷 1개를 얻었고, 상대 실책 2개까지 더해 4점을 추가했다.
마운드에서는 봉중근이 잘 버텼다. 2회 한화 김태완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9회 1사까지 1실점으로 호투, 승리를 거뒀다.
KIA는 최경환의 결승 2타점 3루타로 우리를 3-1로 누르고 5연승을 내달렸다. 최경환은 결승 2타점 3루타를 날렸고, 선발 투수 이대진은 5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아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마무리 한기주는 9회 등판해 2안타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이날 프로야구는 잠실구장 3만500명 포함, 4개 구장이 모두 매진되며 시즌 관중 155만588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145게임을 치른 시점과 비교해 22% 증가한 수치다. 또 프로야구 출범 이후 전 구장 매진은 2005년 4월 5일에 이어 통산 두 번째다.
대구=김식 기자, 대전=하남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