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창당 향후정국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가칭 개혁신당이 9일 닻을 올렸다.주의.주장은 반3김,개혁,세대교체다.민자.민주당 노선과 합치한다.반면 국민회의.자민련과는 정반대다.
그래서인지 국민회의는 이날 개혁신당을 『민자당의 2중대』라고매도했다.자민련은 『민자당 민주계의 또하나의 아류』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민자당은 다르다.이들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민주당은아예 이들과의 합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묘한 차이다.
우선 어쩌면 올해내 부분적인 야권통합이 이뤄질 것 같다.민주당과 개혁신당의 통합이다.
민자당과의 관계도 미묘하다.당 대 당 통합은 아니더라도 공천과정에서 반(反)국민회의.자민련의 협조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마침 민주당 이기택(李基澤)상임고문은 9일 『신당과의 통합협상이 잘되고 있다.곧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신당의장을병(張乙炳)창당공동주비위원장도 『희망사항을 넘어 민주당과의통합작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신당으로서는 「홀로서기」가 부담스럽다는 판단인 것이다.지분문제 등 골칫거리가 있지만 양측간 통합은 상당히 근접거리에 와 있다. 개혁신당은 정계개편의 접점으로 등장했다.민주당과의 통합을 적극 모색하고 있지만 민자당 반응에서 보듯이 여권과의 결합도 모색할 수 있는 변수다.주의.주장이 여권 핵심부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회의가 가장 반발한다.반3김 세력의 배경에 의혹을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정개련에 참여한 인사들을 보면 대부분 친(親)김영삼(金泳三)대통령 부류』라면서 『정개련이 주장하는 세대교체와 3김 퇴진도 어쩌면 그렇게 민자당 주장과 일치하는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자민련도 부정적인 시각이다.자민련은 이들이 3김 퇴진을 주장하면서도 사실상 김대중(金大中).김종필(金鍾泌)씨의 양김을 겨냥한 순수치 못한 의도로 폄하하고 있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민자당과의 연대를 전면부인하고 있다.
서경석(徐京錫).성유보(成裕普)씨 등은 『상상할 수 없는 난센스』『기존의 낡은 정치(민자당)와의 접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자당 이신범(李信範)부대변인은 세대교체를 추진하기 위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나섰다.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손학규(孫鶴圭)대변인 등은 지난 5일 열린 창립기념 리셉션에도 직접 참석해 유대를 과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통합해 제5의 정당으로 출범하는 데는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하고 있다.
강총장은 『참여인사들의 면면을 볼 때 독자적인 정당으로 발돋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민주당과의 통합도 여의치않을 것』이라고 은근히 민자당쪽으로 오기를 손짓하고 있다.
실제로 신당 핵심인물중에는 수도권출마 희망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민자당은 수도권이 가장 취약하다.때문에 민자당은 총선이후 본격화될 정계개편에 대비하는 예비카드의 의미도 부여하고 있는 눈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