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일반 주거지역 땅값 차 줄어들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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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용주거지역의 땅값이 일반주거지역 땅값과 비슷해지고 있다.전용주거지역이란 2층이하의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는 땅으로 구멍가게등 근린생활시설을 지을 수 있는 일반주거지역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는 땅값이 현저히 낮았었다.그러나 최근들어 수익성보다는 조용한 분위기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한때 일반주거지역보다 평당 최대 5백만원까지 싸게 거래되던 서울및 일부 신도시내 전용주거지역의 값이 일반주거지역과 비슷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서초동의 경우 일반주거지역은 6 도로에 접한 구옥(舊屋)을 기준으로 최근 2~3년간 평당 7백만~8백만원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2~3년 전 5백만~6백만원 하던 전용주거지역은 최고 2백만원이 뛰어 일반지역과 비슷한 수준인 평당 7백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대치동의 전용주거지역도 주거환경이 좋은 단독주택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주변 일반주거지역과의 시세차를 좁히고 있다. 6 도로를 끼고 있는 헌집의 경우 일반주거지역은 평당 8백만원선,전용주거지역은 6백만~7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논현동의 경우 평당 7백50만~8백만원 하던 일반주거지역이 6백50만원선으로 떨어졌으나 전용주거지역은 5백만원선을 그대로유지,격차가 1백5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논현동이면서도 학동공원 주변 전용주거지역은 공원으로 인해 주거환경이 빼어나다는 특수한 경우라고 하지만 평당 5백만~6백만원 하는 인근 일반지역보다 오히려 3백만원이 비싼 8백만~9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반주거지역이 전용주거지역보다 값이 비싼 이유는 전용주거지역에선 못짓는 점포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을 지어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고,특히 건축면적은 최고 4배이상 더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전용주거지역보다 투자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차이는 집을 지을 때 적용할 수 있는 건폐율(건물바닥면적/대지면적)과 용적률(건물연면적/대지면적)이 전용주거지역의 경우 각각 50%,1백%인데 비해 일반주거지역은 60%,2백~4백%로 일반주거지역쪽이 건축허용한도가 훨씬 높은 데서 비롯된다. 반면 전용주거지역은 유흥업소와 상가가 없는 단독주택가여서비교적 한적하고 대지들이 널찍해 집집마다 정원수를 가꾸는 등 주거환경이 좋다.
이웃들이 대부분 생활수준이 비슷해 갈등요인도 적은 편.자녀교육을 중시하는 젊은 부부들의 경우 다가구 난립으로 인한 교육환경 악화를 우려,전용주거지역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 신도시중 유일하게 전용주거지역이 따로 조성돼 있는 일산에선 이미 보편화돼 있다.
2~3년전 택지분양 당시 6도로에 접해있는 단독택지 값은 일반주거지역쪽이 평당 20만원 가량 비쌌으나 요즘들어 대로변이 아닌 경우 일반주거지역은 평당 1백50만~1백60만원,전용주거지역은 2백만원선으로 전용쪽이 평당 40만~50만 원 더 비싸졌다.가격이 역전돼버린 것이다.
일산마두동 삼일부동산(0344(903)4322)의 金성노씨는일반주거지역은 상가주택을 지을 수 있는 이점이 있으나 목이 안좋으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반면 정발산을 끼고 있는 전용주거 지역은 필지별로 공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는등 주변환경이 쾌적해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강남구서초동 무궁화부동산((582)7197)의 李종원씨는 『아직까지는 주거조건이 좋은 전용주거지역보다 수익성이 높은 일반주거지역이 그래도 인기지만 전용주거지역은 희소가치 때문에 주변환경을 중시하는 여유계층들로 인해 가격이 계속 올 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李必宰.金炫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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