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비결서 "격암유록" 진위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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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4.19,5.16등 현대사의 주요사건들을 족집게처럼 예언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비결서『격암유록』이 가짜란 주장이 MBC『PD수첩』에 의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PD…』은 26일 오후11시 「위대한 가짜 예언서-격암유록」(가제)편을 통해 격암유록의 기록연대기가 불분명하고 원작자로알려진 격암 남사고선생의 저술증거가 없다는 점등을 들어 이 책이 후세에 조작된「위서」임을 밝힐 예정이다.
16세기에 살았던 기인 격암 남사고가 쓴 것으로 알려진 격암유록은 80년대 이를 다룬 해설서가 10여종 넘게 출판되면서 널리 알려진 고서.
임진왜란부터 박정희의 쿠데타집권까지 4백년간 역사를 정확히 예언,신흥종교단체들이 앞다퉈 경전으로 삼고 이를 연구한 박사학위논문이 통과되는가 하면 91년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소개까지 됐다.격암유록은 19 44년 조선총독부 중앙도서관 고서로 등록된 필사본이 여태껏 최고(最高)진본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PD…』에 따르면 격암유록은 44년이 아닌 77년에야 중앙도서관에 처음 기증.등록됐고 고서학자들과 격암의 후손들이 『격암은 그런 비결서를 쓴 기록이 없다』고 부인하는데다 책내용이 77년 이전의 역사만 다루고 있어 후대의「 위서」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백종문PD는『위작으로 드러난 각종 비결서를 그대로 믿고 신흥종교가 속속 생겨나는 상황에서 또하나의 가짜예언서로 야기될 사회적 폐해를 예방하자는데 제작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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