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고객 전화만 오면 가슴이 덜~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고객의 전화가 두렵다.’

생쥐 머리 이물 사건 이후 식품업계는 반(半) ‘노이로제’ 상태다. 이물 클레임(불만) 건수가 평소의 2~4배로 증가했기 때문이다(한국식품공업협회 추산).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이물 찾기’와 ‘고객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심은 소비자 클레임 처리 시간을 기존의 24시간 이내에서 즉시 방문으로 바꿨다. 소비자 불만에 대한 처리 결과도 문자 서비스로 알리기로 했다.

CJ는 지난달 20일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식품안전 교육을 실시 중이다. 소비자 클레임이 접수되면 3시간 이내에 달려간다는 신속대응 지침도 내려졌다. 이를 위해 신속대응팀 인원을 20명에서 149명으로 늘렸다.

동원 F&B는 올해 58억원을 들여 금속 검출기 7대·X선 검출기 24대 등 31대의 이물 검출기를 추가 설치키로 했다. 또 고객 상담실에 3시간 내 상담 시작·즉시 출동 원칙을 하달했다.

 문제는 ‘용을 써도 이물은 나온다’는 것이 식품업계의 고민이다. 이물 검출은 선진국도 예외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강봉한 식품관리과장은 “일본에서 이물로 인해 1년간(2006년 4월~2007년 3월) 내린 리콜(회수) 건수가 46건”이며 “영국(2006년)에서 한 해 발생한 식품 관련사고(1342건)의 31%(140건)가 이물 혼입이었다”고 소개했다.

 식품위생 전문가들이 이물 사고 예방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는 것은 HACCP 시스템의 본격 도입·가동이다. 최근 이물이 나와 물의를 일으켰던 ‘노래방 새우깡’(농심)은 HACCP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공장에서 제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 식품업체도 HACCP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농심(공장 7곳)은 2곳(안양·구미)에서 운영 중인 HACCP를 내년까지 전 공장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CJ(공장 10곳)는 HACCP 적용대상이 아닌 밀가루(2곳)·설탕(1곳)을 제외한 7곳에 이미 HACCP를 운영 중이다. 동원 F&B(공장 8곳)는 현재 4곳(진천·창원·성남·아산)이 HACCP 지정을 받았으며 장차 모든 공장에 HACCP를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