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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활성화’ 민관회의 MB “여러분 애로 덜게 철저한 도우미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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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대통령<右>이 28일 청와대에서 각 부처 장관과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 회의’에 앞서 재계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참석한 재계 회장들에게 직접 커피포트의 커피를 따라 주었다. 앞줄 왼쪽부터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사진=김경빈 기자]

28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 민간 경제단체장들과 머리를 맞댔다.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애로를 덜어 드리도록 정부는 철저한 도우미 역할을 하겠다”며 “난 기업인들이 투자를 많이 하는 게 제일 반갑다”고 말했다. 민간 측에서 28명, 정부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총출동했다. 회의는 오후 4시30분부터 2시간30분간 진행됐고, 이후 만찬도 1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자유토론 시간에 재계 대표들은 다양한 건의를 이 대통령에게 쏟아냈다. 다음은 주요 발언록.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FTA를 조속히 타결해 주시기 바란다. 현대차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를 2008년 하반기 양산 목표로 생산 중이고 비메모리 분야 등에서 역량 있는 벤처 업체를 발굴해 지원할 예정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FTA 추진을 위해 5월 국회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R&D(연구개발) 지원은 최우선으로 추진한다.”

구본무 LG 회장=“글로벌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다 보니 기술력 있는 협력업체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국책 연구기관이 개발한 첨단 기술을 협력업체에 이전하고 이러한 기술이 제품화될 수 있도록 자금·세제 지원해 주시기 바란다.”

최태원 SK 회장=“방송·통신 등의 영역간 융합을 가로막는 규제장벽이 없어져야 한다. 우리가 한류를 성공적으로 진출시켰지만 이를 뒷받침할 단말기 네트워크가 퍼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경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통령이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는 반기업 정서가 너무 강하다. 기업도 노력하겠지만 정부에서도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도와 달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돼 지주회사에 들어 있는 기업들은 출자총액에 대해 상당히 많은 제한이 남아 있다. 지주회사로 돼 있는 경우 본인이 지주회사로 가든지 대기업 집단으로 가든지 선택하도록 해 달라.”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지방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지방에선 건설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미분양 아파트 등으로 어렵다.”

유창무 무역협회 부회장=“서머타임제를 OECD 국가 중 일본과 아이슬란드·우리나라만 제외하고 모두 실시하고 있다. 서머타임제가 실시되면 에너지 절약이 0.3% 정도의 효과가 있다.”

김준기 동부 회장= “가장 큰 애로가 한국의 은행들은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보험공사를 정부 주도로 설립했으면 좋겠다.”

이준용 대림 회장=“정부의 입찰제도와 공동도급제 등 정부 계약제도는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앞으로 회의를 정기적으로 하겠다. 1년쯤 지나면 상당히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나는 일관되게 나라가 잘되는 방향으로 하겠다. 좌고우면하지 않겠다. 왔다갔다 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커피 따라줘=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기업 친화적) 기조에서 열린 행사여서인지 분위기는 처음부터 화기애애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본인의 잔에 커피를 직접 따라 마셨다. 이후 커피포트를 눌러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에게 커피를 따랐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준용 회장과 김준기 회장, 이수빈 회장 등이 “저도 따라 달라”고 말하며 잔을 내밀었다. 이 대통령은 커피포트 앞에 서서 “여기 있으니 계속 눌러야 되네”라며 농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겠다고 발표한 이건희 회장 대신 참석한 삼성생명 이수빈 회장에게 “축하한다. 차 한잔 합시다”고 인사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이 등기이사 사임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만찬 건배사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투자”를 외치고, 참석자들은 “일자리”라고 화답했다. 

글=최상연·서승욱 기자 ,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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