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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바와 함께 섹시한 힙합을 …26일 개봉 '허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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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바람이 살랑이는 봄이다. 마음도 일렁인다. 어디 마음뿐이랴. 아무리 몸치일지라도 어깨라도 들썩이고 싶다. 그래서인가. 4월 들어 춤 영화가 잇따라 극장에 걸린다.

지적인 이미지의 이성재가 스포츠댄스계의 전설적 존재로 변신한 '바람의 전설'(4월 9일 개봉)과 패트릭 스웨이지의 거친 춤이 인상깊었던 '더티 댄싱'에 대한 헌사처럼 만들어진 '더티 댄싱:하바나 나이트'(4월 15일 개봉)가 그것이다.

이보다 먼저 '플래시 댄스'의 제니퍼 빌스를 연상시키는 신예 제시카 엘바를 내세운 '허니'가 뚜껑을 연다.

'허니'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힙합이 소재다. 그러나 섹시한 제시카 엘바가 추면 힙합은 더 이상 언더그라운드의 춤이 아니다. 그렇다고 엘바의 춤이 자유와 열정, 기성 세대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힙합 정신을 거스르는 건 물론 아니다.

엘바가 영화에서 연기한 안무가 허니 다니엘스는 엉덩이만 흔들어대는 일부 여성 힙합 댄서를 비난한다. 춤에 정신이 담기지 않고, 아이디어가 없다면 예술이 아니라고 역설하기까지 한다. 엘바의 힙합은 뭐라 할까, 엘바식의 귀여움과 순수한 섹시함이 묻어난다.

'플래시 댄스'의 제니퍼 빌스가 그랬던 것처럼 영화는 엘바의 매력이 얼마나 관객에게 통하느냐가 흥행의 열쇠다. 춤은 현란하고, 통쾌감을 주지만 영화는 엘바의 예쁜 얼굴과 몸에 지니치게 기대고 있다. 그래서 영화 속 다른 힙합 댄서들은 헐렁한 옷을 입어도 엘바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인지 착 달라붙는 탱크톱(브래지어 형태의 윗옷)을 고수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백 스트리트 보이즈의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빌리 우드러프는 주인공을 아예 뮤직 비디오 안무가로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 찍어대는 뮤직 비디오만 서너편이 된다. 그러다 보니 비슷비슷한 장면의 연속이다.

영화는 뉴욕 브롱크스 헌츠포인트라는 흑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배경이다. 마약 거래의 유혹과 춤을 향한 열정 사이에 괴로워하는 소년들이 몰려다닌다. 그들에게 춤을 가르쳐온 허니는 어느날 뮤직 비디오 안무가로 발탁되고 자신의 제자들을 뮤직 비디오에 출연시키고 싶어한다. 허니는 그들이 뒷골목 생활을 청산하고 춤에서 새로운 삶의 목표를 찾기 바란다.

영화는 춤을 통해 부모와의 갈등을 해소하고 돈 걱정까지 해결되면서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해피엔딩식의 빤한 줄거리지만 이 영화의 목표는 어차피 '힙합과 엘바'일 뿐이다. 2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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