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朝.러 우호조약폐기"의미와 파장-러시아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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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러시아가 최근「朝-러 우호협력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의 일방적 폐기를 북한에 통보한 것은 그동안 표류해왔던 러시아의 對한반도 정책,크게는 태평양 정책이 이제 새롭게 정립됐다는 것을의미한다.
냉전후 국제정치.경제 질서에 새롭게 참여하는 新러시아 건설을목표로 삼았던 외무부 내의 개혁파들은 주변국과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는 이 조약은 반드시 수정되거나 대체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들은 또 이 조약을 폐기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한국과미국 사이에 체결되어있는 방위조약등을 수정할 수 있다면 러시아의 장기전략이 손실을 입지 않는다는 논리적인 복안을 제시하기도했다. 반면 폐기 반대론자들은「韓美방위조약」과「美日안보조약」,「北中우호협력및 상호원조조약」이 존재하는 한 러시아의 일방적인영향력 감소를 의미하는 조약 폐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러시아가 「朝-러 우호협력및 상호원조에 관한조약」의 일방적 폐기를 북한에 통보했다는 것은 러시아의 對한반도 외교정책및 아시아 정책에 대한 내부 입장정리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러시아가 기존 조약의 일방적 폐기를 북한에 통보하면서 북한을 달랠 어떤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한국의 입맛 만을맞춰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조약 폐기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러시아는 세계 세력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러시아의 지역적 이익이 보장될 수 있는 동맹국을확보해나가는 지정학적 전략개념을 계속 추구해야한다는 것이어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소외시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다.
〈金錫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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