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 남자하키 대표팀 감독이 삼고초려 끝에 모신 알제리 출신 경기분석관이다.
볼라히아는 스위스 대표팀의 피지컬 코치, 중국 남자 대표팀과 아제르바이잔 여자 대표팀의 경기 및 전략 분석관 등으로 20년째 국제 하키 무대를 누비고 있다. 조 감독은 “비디오 분석은 물론 선수들의 재활 트레이닝, 상대 팀의 전력 분석 등에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고 소개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에 첫발을 디뎠지만 국제 대회를 통해 익히 한국 하키를 접한 볼라히아는 한국 대표팀을 “선수 저변은 넓지 않지만 빠르고 선수 개개인의 기술적 수준이 높은 팀”이라고 평했다.
입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악명’을 떨치고 있다. 손가락 부상을 당해 팀훈련에 합류하지 못한 강성종은 볼라히아와 함께 혹독한 재활 트레이닝을 며칠 한 뒤 조 감독을 찾아와 “차라리 깁스를 풀고 팀훈련에 합류하고 싶다”고 읍소할 정도다. 피지컬 트레이닝보다 조 감독이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는 상대 팀의 페널티 코너 방식 등을 족집게처럼 짚어내는 비디오 분석이다. 각국에 뻗어 있는 정보망을 통해 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강호들의 전력을 한 꺼풀 더 벗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 감독은 “배우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히딩크가 성공을 거둔 것은 비디오 분석관 고트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지닌 피지컬 트레이너 등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메달을 따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하나라도 더 도움을 받기 위해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하키는 2006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일찌감치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볼라히아 분석관의 도움이 한국 하키에 금색깔을 입혀줄지 궁금하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