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조 도의국사 기념비 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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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1일 중국 난창의 우민사에서 ‘도의조사 구법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오른쪽 휘장에 덮인 게 구법기념비다. 단상에 기념비 사진도 보인다.

11일 중국 장시성(江西省)의 성도(省都)인 난창(南昌)의 우민사(佑民寺)에서 ‘도의조사 구법기념비 건립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중국 불교계의 수장인 중국불교협회장 이청(一誠) 스님 등을 비롯해 한·중 양국의 신자 350여 명이 참석했다.

통일신라 시대의 승려인 도의조사는 조계종의 종조(宗祖)다. 젊었을 적에 사신을 따라 당나라로 간 도의조사는 오대산과 조계산 등지에서 법을 구하다가 홍주 개원사(지금의 난창 우민사)에 이르렀다. 거기서 마조도일 선사의 제자인 서당지장 선사를 만난 뒤 달마 선법을 듣고는 깨달았다. 당시 지장 선사는 “나의 법통을 전수받을 자는 그대가 아니고 또 누가 있겠는가?”라며 전법게를 내렸다고 한다. 이후 행각을 하다가 만난 백장선사는 도의조사에게 “강서선맥이 송두리째 동국승에게로 귀속되었다”고 찬탄했다고 한다.

37년간 당나라에 머물던 도의조사는 821년에 통일신라로 돌아왔다. 그리고 구산 선문을 열었다. 중국의 ‘선불교’를 한반도에 처음 들여온 것이다. 그래서 불교 조계종은 도의조사를 ‘종조’로 삼는다. 매년 종조다례제를 지내고, 도의조사의 주석지인 설악산 진전사도 복원 중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2억 원을 들여 국내에서 만든 ‘도의조사 구법기념비’를 배로 싣고 가 우민사의 뜰에 세웠다.

제막식 당일에는 비가 꽤 내렸다. 중국불교협회장 이청 스님은 “중국에선 귀한 손님이 올 때 비나 눈이 내린다”며 덕담을 했다. 이에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이렇게 뜻깊은 날에 법비가 내리는 모양이다. 비가 오면 땅이 더욱 굳어지는 법이다. 한국과 중국, 양국의 불교계 유대와 교류도 더욱 굳건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난창 글·사진=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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