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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1000만원 매매 때 수수료 1500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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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증권업계의 수수료 인하 전쟁이 시작됐다. 하나대투증권이 15일 가장 먼저 불을 질렀다. 은행에서 만든 계좌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사람에 매기는 수수료를 현재 0.1%에서 17일부터 0.015%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1000만원을 거래할 경우 수수료가 1만원에서 1500원으로 내려간다. 현재 업계 최저 수준인 한국투자증권의 뱅키스(0.024%)보다 900원이 싸다. 하나대투는 서비스 이름도 ‘수수료(Fee)가 싸다(Low)’는 의미의 ‘피가로’라고 붙였다.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은 “하나은행이 은행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10% 정도 된다”며 “하나대투의 은행 연계 온라인 주식거래 점유율도 이 정도가 돼야 하나은행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하나대투의 이 분야 시장점유율은 0.5% 안팎이다. 이를 20배까지 올리기 위해 우선 수수료부터 낮추겠다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수수료를 이렇게까지 낮추는 것은 지나친 출혈경쟁이라는 주장도 있다. 업계에선 하나대투의 수수료 인하 마지노선을 0.019%로 봤다. 삼성증권 심현수 연구원은 “0.019%도 사실상 마진이 전혀 없는 최저 수수료”라며 “하나대투가 0.015%까지 내리겠다고 한 것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고객을 늘리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대투의 입장은 다르다. 김 사장은 “0.015%는 정확히 손익분기점(BEP)”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주도권 쟁탈전으로 보지 말고 은행 계열의 증권사가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 증권사가 가격을 내리면) 어쩔 수 없이 가격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투자자들은 특히 수수료에 민감하다”며 “하나대투가 불을 붙인 만큼 수수료 경쟁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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