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톱>"영거 앤 영거"-아내혼령과의 코믹한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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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속된 말로 부인이 죽으면 남편들은 화장실에 가서 웃는다고 한다.그러나 죽은 부인의 혼령이 나타나 당신을 유혹한다면.
독일 감독 퍼시 애들론은 94년작 『영거 앤 영거』(우일)에서 입에서 입으로 알려진 자신의 『바그다드 카페』(88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신비로운 영상미를 보여준다.LA에서 창고업을 하는 조너선 영거는 매일 흰색 양복과 백구두를 빼 입고 야마하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며 춤과 여자 꼬시는 재미로 사는 백수건달.온갖 손가는 일은 뚱뚱하고 못생긴 부인 페니가 도맡아 한다.
어느날 조너선은 우연히 방문한 페니의 옛친구를 유혹해 2층에서 시끌벅적 「사랑」을 나누고 이를 알아챈 페니는 심장마비로 죽는다. 때맞춰 돌아온 아들에게 창고일을 맡기고 이제 본격적인여자 사냥에 나서려는데 죽은 부인 페니가 웃는 모습으로 옆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아들은 엄마가 죽은 뒤의 상황이 엉망임을 알아채고 조너선을 닦달하지만 조너선은 이제 젊은 날의 아름다움을 다시 간직한 페니의 유령에 완전히 빠져있다.
어느날부터 페니가 나타나지 않자 조너선은 미친듯이 페니를 찾기 시작하고 결국 페니 곁으로 간 조너선은 구름 위에서 아름다운 젊은 날의 페니와 황홀한 시간을 보낸다.
애들론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젊은 날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억속에 담아두고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창고 회사를 무대로 우스꽝스럽지만 따뜻한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너서클』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로리타 다비도비치는 늙고 뚱뚱한 할머니에서 젊고 매력적인 처녀로 변신,즐거운 눈요깃거리를 선사한다.
〈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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