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촛불시위 참가자' 발언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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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가 "촛불 시위에 나오는 30대와 40대들이 모두 다 단단한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치 않는다"고 17일 말했다. 그는 이날 대표 경선 출마와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은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라면서 총선 승리에만 골몰하는 노무현 대통령이 청년 실업 문제에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홍총무의 이같은 발언은 촛불시위 참가자들이 대부분 미취업자이거나 실직자라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단단한 직장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 기자들이 구체적인 의미를 묻자 "400만 신용불량자에 대한 盧대통령의 답변에 아연한 적이 있다"며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 인식에 동의할 수 없고. 촛불시위하는 사람들도 동의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홍총무는 이어 "이력서를 100번, 200번 넣어도 내(미취업자) 스스로가 못났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게 아니고)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은 왜 있고, 국회는 왜 있고, 정치는 왜 하나"고 말했다.

홍총무는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으로 청년실업자를 지칭)'을 거론하면서 "스스로 못나서 실직자가 됐다고 생각하나"라며 청년 실업에 대해 대통령의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홍총무는 대표 경선과 관련해 네가지 소신을 밝혔다. 먼저 국민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굿바이 코리아'를 외치는 대한민국을 방치하지 않고, 교실이 붕괴되는 현실을 방치하지 않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어 건강한 중간세력이 주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모든 기득권과 수구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한나라당이 앞장 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나라당을 행동하는 정당으로 만드는데 앞장서겠으며, 당당한 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총무는 이날 대표직 경선을 위해 총무직을 사퇴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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