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수출신장세 美경제성장 "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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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 경기가 급속히 후퇴하고 있지만 많은 美기업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수출이 계속 호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수출이 성장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내수부진을 보충해주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분기중 미국의 수출은 7.2%(연율환산) 신장했다.이는 같은 기간중 경제성장률(0.5%)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만약 수출마저 부진했다면 2.4분기중 경제성장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을지도 모른다.
근래 미국의 수출은 펄프에서 산업기계.통신기기.화학제품.컴퓨터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증대되고 있다.
수출은 기업들이 내수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키울 수 있는 원천적 힘이 되고 있다.웨파그룹의 경제분석가 피터 자케트는 『과거 美기업들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보잘것 없었다.그러나 지금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몫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수출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몫은 지난84년 7.5%선이던 것이 94년에는 10.7%로 뛰었다고 지적한다.많은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은 지난 2.4분기중 매출과 순익이 두자리수 증가했는데 수출증대에 힘입은 경우 가 대부분이었다. 예컨대 올 상반기중 美기계류의 수출주문은 3억1천7백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백59%나 급증한데 비해 내수주문은 21억4천만달러로 6% 늘어나는데 그쳤다.
미국의 수출확대는 물론 달러약세에 의존한 측면도 있지만 보다근본적으론 고도성장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부터의 수요가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한다.앨런 에드먼드 신발社의 존 스톨렌웍 사장은 『아.태지역 소비자들의 수요는 무궁무 진하다.그동안억제된 소비욕구가 분출되기 시작했다.그들은 미국상품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많은 미국 기업들이 그동안 일본을 아.태지역의 유일한 시장으로 인식해 왔다.그러나 제조업 생산기지가 일본에서 한국.태국.
말레이시아등 이웃 나라들로 급속히 이전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런데 문제는 수출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무역적자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수출이 늘어나는 만큼 수입 또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모두 1백14억3천만달러로 전월보다 1천만달러 증가했다.하지만 달러하락에 따른 수입가격 상승에 비추어 수입 증가세는 점차 고개를 숙일 전망이다. 한편 미국의 수출 증가세 또한 앞으로 한풀 꺾일 것이라고 경제분석가들은 예상한다.세계경기가 미국에 뒤이어 동반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일본은 이미 반짝 회복세를 보이는듯하다 다시 침체기로 빠져들었고 독일등 유럽쪽 경기 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선진국 경기의 후퇴는 아시아.남미등 신흥시장에도 결국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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