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홍콩기업 장래 樂觀속 最惡 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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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홍콩의 기업인들은 97년 이후 중국지배아래 놓일 홍콩의 장래를 대체로 장밋빛으로 그린다.『많은 중국사람들이 홍콩에서 살며사업하기를 바랄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볼 때 홍콩 부동산시장의전망은 밝다』고 미들랜드부동산회사의 프레디 웡 회장은 말한다.
신총건설회사의 제프리 예 회장은『97년이후에는 중국기업들의 홍콩진출이 늘어날 뿐 아니라 중국에서 사업할 기회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그런 사업붐은 영국지배가 끝나는 97년6월말부터 6개월 내지 1년이 지나면 일어날 것이라 고 그는 관측한다. 그러나 홍콩장래가 예회장의 예측과는 틀리더라도 그는 해외에서 행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그는 일단 97년 이후에도 홍콩에서 계속 사업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자기가 외국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한다.미들랜드부동산회사도 97년 이후 새로운 법제로 인해 회사자산이 위협받는 상황이 오면 이 회사가 버뮤다국적이라는 사실을 내세울 것이다.홍콩의 장래에대한 전망이 이같이 엇갈리는 것은 「97년 이후 무엇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
97년 이후에도 홍콩은 사업하기 더 없이 좋은 곳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그러나 비관론자들의 전망이 들어맞아 모든 법과 사회질서가 엉망이 되고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경우를 가정하지 않을 수도 없다.따라서 현명한 기업인들은 양쪽 상황 에 다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보통사람들 사이에서는 낙관적인 견해가 더 많다.지난 3월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62%가 홍콩은 앞으로도 번영할 것이라고 답했다.반면에 홍콩의 장래를 확신할 수 없다고 답한 비율은 30%에 그쳤다.이같은 조사결과는 6개월 전에 비해 낙관적인 전망이 꽤 늘어난 것이다.특히 중국정부를 가장 비난하는지미 라이조차도 홍콩의 사업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말한다.그러나그 역시 일이 잘못될 경우에 대비해 놓았다.이미 3년반 전에 영국여권을 취득해 놓은 것이다.
한편 중국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홍콩갑부 리카싱은 올해초 자신이 운영하는 층콩(長江)사 주식 35%를 해외로 이전해 이목을집중시킨 바 있다.
재산뿐 아니라 사람도 적잖이 빠져나가고 있다.지난해 홍콩을 떠난 사람은 6만1천6백명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15.4%나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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