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근본주의>2.이슬람 근본주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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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예언자 무하마드 사후(死後)1천4백년동안 이슬람권에서는 타락한 왕조를 거칠 때마다 코란과 순나(무하마드의 언행록)에 근거한 초기의 순수신앙과 생활규범을 회복해야 한다는 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돼 왔다.
무하마드가 창설한 초기 이슬람공동체(움마)의 이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일체의 운동을 1940년대 이후 서방언론과 학계는 기독교식 표현을 써서 이슬람 근본주의라 부르고 있다. 종교적 개혁운동 성격이 강했던 이슬람 근본주의가 사회운동성격을 띠게 된 것은 20세기 들어 서구(西歐)열강의 식민지 지배를 거치면서부터다.
서구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서구의 앞선 기술과 과학은 받아들이되 이슬람 정신을 토대로 사회체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종교적 민족주의 운동이 급속히 세력을 넓혀갔다.그러나 제국주의와 손잡은 집권층의 탄압은 과격주의를 발아(發芽)시키는 원인이 됐다.
제2차대전 이후 냉전체제를 배경으로 민족주의와 사회주의를 앞세운 집권층의 강력한 이니셔티브에 눌려 근본주의는 일시 정체되는 듯 했으나 두가지 실험이 모두 실패로 끝난데 대한 민중의 좌절감은 80년대와 90년대 들어 근본주의가 부활 하는 배경이되고 있다.
근본주의에는 현재 크게 두가지 흐름이 대립되고 있다.하나는 정치운동으로 적극적 정치참여를 통해 폭압적이고 세속화된 정치체제를 종식시키고 샤리아(이슬람법)를 토대로 한 이슬람국가를 창설한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서구의 지원을 등에 업은 집권층의 철저한 탄압 때문에 과격 테러리즘에 호소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종교운동으로 코란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름으로써 현실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믿는 온건한 입장이다.
〈李哲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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