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올 1분기 미 회사채 투자 1000억대 까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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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국내 시중은행들이 올 1분기에만 미국 회사채 투자로 1000억원대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로 이미 5000억원대의 손실 회계처리를 한 은행들이 이번엔 미국 회사채 부실에 직면한 것이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미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급보증증권(CDS)에 5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CDS는 회사채가 부도 나면 대신 상환해 주는 조건으로 수수료를 받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지난해까지는 지급보증이 됐지만 올해부터 관련 회계 규칙의 개정으로 시가로 평가를 한 뒤 평가손실을 회계에 반영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관련 손실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현재 평가기관을 통해 정확한 손실 규모를 산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분기 결산 때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한 자산담보부증권(CDO) 투자액 4억9100만 달러의 91% 수준인 4139억원을 손실 처리 했었다. 신한은행은 7000만 달러어치의 CDS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채권 가격이 20~30% 정도 하락했기 때문에 100억~200억원가량의 평가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약 7000만 달러어치의 CDO와 CDS를, 국민은행은 194억원어치의 CDS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미국 회사채 가격이 하락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있어 실제 손실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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