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뚝 떨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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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년 만에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이 낙관하는 쪽보다 더 많아졌다. 지금 살림살이에 대한 평가도 3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고유가와 세계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경제 걱정’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7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3월 소비자기대지수는 99.7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3.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한 달 만에 100 밑으로 내려왔다. 소비자기대지수는 6개월 뒤 경제에 대한 전망을 나타낸다. 100을 넘으면 향후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 아래면 그 반대다. 이 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이다.

소비자기대지수는 1월 조사 때만 해도 105.9를 기록해 5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당시는 소비자평가지수(현재 경기·생활에 대한 평가지수)가 1년래 최저였을 때다. 당장은 살림살이가 어렵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나 소비자기대지수는 2월 103.1로 미끄러졌고, 3월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소득이 적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기대지수가 낮았다. 소득 100만원 미만 계층은 94.6, 60대는 97.5였다. 소비자평가지수도 76.4를 기록, 2005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에 달하고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이 큰 이유”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자 높은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 전망이 비관적이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커져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한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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