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기든 정치권 소용돌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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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 06면

이번 4·9총선에선 ‘동네 승부’가 향후 정치권의 큰 그림까지 결정하게 될 관심 지역구가 여럿이다.대표적인 곳이 서울 동작을. 통합민주당 후보인 정동영 전 장관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다면 민주당의 리더로 다시 도약하는 게 가능해진다.

4월 총선 격전지를 미리 가다 동작을·종로·은평을

특히 전북의 탄탄한 기반을 포기하고 서울에 몸을 던져 값진 한 석을 보탰다는 점에서 당내 영향력이 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패배한다면 충격이 만만치 않다. 17대에 이어 두 번 연속 등원에 실패하면서 국회 공백이 길어지게 된다. 더욱이 이번 총선 공천에서 측근들이 줄줄이 탈락해 보호막도 얇아진 상태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승리를 일군다면 차기 한나라당 당권과 대권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된다. 3선 이상 중진들의 공천 탈락과 총선 고전으로 경쟁 구도가 유리하게 전개돼 왔다. 반면 당선이 안 될 경우 당내 기반이 약한 그가 원외 인사로서 영향력을 유지하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막판의 ‘여기자 성희롱 논란’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해진다.

서울 종로에 도전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 역시 ‘정치 1번지’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당내 입지가 확고해진다. 한때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격차를 뒤집었다는 극적 효과까지 더해진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승리를 일구면 민주당 ‘대표 선수’를 꺾었다는 명성을 얻는 데다 3선 중진 반열에 올라서게 돼 당이나 정부에서 중책을 맡을 여건이 마련된다.
예기치 못했던 도전에 직면한 서울 은평을의 이재오 의원이 생환하면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다.

이번 총선을 통해 측근 여럿이 원내에 진출할 전망이어서 ‘박근혜계’에 밀렸던 2년 전 전당대회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잡게 된다. 그러나 일격을 당하면 이 같은 구상에 차질이 생긴다. 원외에서도 당권에 도전할 수는 있지만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이긴다면 대선 때 받았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된다. 당이 비례대표 의석까지 확보한다면 ‘미니 정당’의 대표로서 야권에서 나름의 발언권을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원내 진출에 실패한다면 대선에 이은 두 번의 실패로 그의 정치 실험은 성과 없이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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