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테니스영웅 애시 동상 세운다-美리치먼드市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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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미국 테니스계의 흑인 영웅 「아서 애시」가 마침내 동상으로 세워진다.미국 리치먼드 시의회는 18일 오랜 논란끝에 애시의 동상을 건립하기로 최종 결정했다.지난 93년 49세로 타계한 애시는 흑인 사상 처음으로 US오픈과 영국 윔블던 테니스대회를석권했던 전설적인 인물.그의 이같은 업적은 특히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가시지 않아 테니스코트마저 백인전용으로 구분되던 당시 이룩된 것이어서 더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단순히 테니스로만 영웅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애시는 테니스를 하면서도 책을 가까이 해 교육계에서도 숭앙을 받았으며 흑인의 인권 운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아왔다.이번에 세워질 7.2m 높이의 동상도 이같은 점을 반영,왼손에는 테니스채,오른손에는 책을 든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그의 동상이 세워진다는 사실 못지않게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 동상이 건립될 위치.유력한 건립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모뉴먼트 애버뉴는 리치먼드시의 가장 중심가로 남북전쟁당시 연방군 영웅들의 동상이 줄지어 있는 곳이다 .남북전쟁영웅과 같은 반열임을 상징하는 이 의견에 대해 반대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곳이 버드 공원.이곳은 소년 애시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테니스치는 것을 거부당했던 인종차별의 상징지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
또 동상 건립과 함께 이 일대를 관통하는 중심도로를 아서 애시로로 명명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는데 백인의 아성이라할 리치먼드에서 이뤄진 이같은 결정을 두고 언론및 여론은 흑백간의 갈등과 인종차별을 치유하는 대화합이라고 높게 평가하 고 있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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