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정계개편>下.뛰는 신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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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치권에 3각파도가 친다.3金바람이 이 파도를 만들고 있다.
이 풍랑속에 살아남기 위한 노력도 치열하다.크고 작은 배를 띄우고 있는 정치인들이 주인공이다.3金의 지지기반내에 선거구를 두고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넓게는 수도권도 마찬가 지다.어느 지역 출신주민을 주된 공략대상으로 할 것이냐를 따지며 고심하고있다. 어느면에선 숨쉴틈도 없어 보이는 꽉 막힌 공간이다.오죽하면『환갑이 넘은 사람보고 자꾸 줄만 서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그러나 3金의 압도하는 위세사이로도한줄기 역풍은 분다.3金을 극복하려하거나,적어도 3金 이후를 적극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차세대들은 은밀한 「반역」을 꿈꾸고 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3金을 넘어서려는 그동안의 모든 시도는 좌절로 끝났다.차세대를 자처하는 정치인들 가운데는 판단력과 기획력,추진의지와 용기 그리고 세력에서 3金에 버금가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세대교체」라는 포장은 좋으나「인 물」이라는 내용에서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에도 싹이 돋는 것은 새얼굴 새정치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자연의 섭리와 같은 이치다.이런 움직임이 우선 가시화되는 데가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이 돌아온 민주당쪽이다.
이기택(李基澤)총재의 극복노력은 꾸준하다.김원기( 金元基).조세형(趙世衡)부총재도 신당참여를 유보하고 있다.이부영(李富榮)부총재등 일부는 金이사장의 정계복귀 철회를 요구한다.여러갈래의흐름이 어떻게 정리될지는 두고 볼 일이나 이 움직임들이 얽혀 차세대 야당의 주력이 될 것은 분명하 다.서울시장선거에서 선전한 박찬종(朴燦鍾)前의원도 이같은 분위기에 가세할 것이다.
민자당에도 적지 않은 움직임들이 있다.여당의 특성때문에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중진들은 총선과 그 이후에 대비하기위해 발걸음을 빨리하고있다.김윤환(金潤煥)사무총장이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는 분명히 색깔의 차이가 있는 주장 을 한다거나,최형우(崔炯佑)의원이 당풍 쇄신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등이 대표적인 예다.일각에서는 얼굴있는 세대교체까지도 요구한다.민자당은내부의 이해 조정에 성공할 경우 金대통령의 퇴임을 전후해 3金시대 청산을 주도하는 최대의 정치세 력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의 경우는 아직 모양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그로서는 전국적 규모의 조직을 짜는 일이 급선무다.
지구당 위원장등 하부기반이 부실하면 그의 불안정성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간도 중요한 변수다.金이사장과 金총재는 70을 넘긴 고령이다.이들 두사람의 당면목표인 15대 대통령의 임기는 2003년2월까지다.이들이 만약 대통령이 됐을때 퇴임연령인 77살에도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판단을 실수없이 내릴 수 있 을 것인지에대한 논쟁은 현행 헌법대로라면 97년말의 대통령선거에서최대이슈가 될 것이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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