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붕괴 신세대 徐銀淑양 異色 자원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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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DS1CLM(구조대 콜사인),여기는 DS5BME(서울교대 설치 하이텔 콜사인).지금 현재 구조상황이 어떤가….』 이어 하이텔 대화방 「삼풍」 게시판에는 『14일 오후 붕괴된 북관(A동)지하 2층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삼풍여직원 옷차림의 20대 여자 시체 발굴』이라는 통신문이 수록된다.
삼풍백화점 사고현장에 나가있는 민간구조대의 아마추어 무선사와교신,발굴작업 상황을 파악해 PC통신 하이텔에 게재하는 신세대여성 아마추어 무선사 서은숙(徐銀淑.22.경북경산군자인면)양.
PC통신 하이텔동호인인 徐양은 서울교대 실종자수습센터에서 현장상황을 컴퓨터 통신에 게재하는 일 뿐만 아니라 실종자 가족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徐양은 인기그룹 「노이즈」의 『환상속의 너』,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즐겨부르는 전형적인 신세대다.
하지만 徐양은 몸으로 때우는「구세대 자원봉사자」들의 틈새를 비집고 「신세대식」자원봉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徐양의 자원봉사에는 무전기와 PC가 동원된다.
전국의 하이텔동호인들은 徐양이 띄운 메시지를 읽고 실종자가족대책본부에 격려문을 띄우거나 성금을 내겠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한다. 경북경산군 소재 예인한의원에서 한방간호사 수업중인 徐양이 상경,사고현장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10일.
올 2월 부산동주여자전문대 전자계산과를 졸업,예인한의원에 취직한 徐양이 상경하기까지에는 원장 김효진(金孝珍.32)씨의 도움이 컸다.
徐양과 마찬가지로 PC통신광인 金원장은 7월초 「삼풍붕괴사고현장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PC통신 공지사항을 보고 徐양에게 「특명」을 내렸다.『한의학을 배우기에 앞서 남을 위한 봉사가 어떤 것인지 체험하고 돌아오라.』 『처음 실종자가족들의 지친 모습을 볼때는 내가 하는 일이 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하지만 오히려 실종자가족들이 찾아와 고생한다는 말을 해줄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번 자원봉사경험이앞으로 「환자를 도와야하는」 한방간호사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徐양은 무전기로 사고현장을 부르기 시작했다.『DS1CLM,DS1CLM….』 〈金秀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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