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 "생존공 찾아라"구조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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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기적은 새로운 희망을 낳았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2주일째인 12일,자포자기 상태로 「시체나 빨리 찾자」던 현장분위기는 『생존자가 얼마든지 더 있을 수있다』는 활기와 희망으로 바뀌었다.
지난 9일 최명석(崔明錫)군이 두평 남짓한 지옥의 공간에서 2백30시간동안 종이상자를 씹어먹으며 버티다 살아나왔을 때 실종자 가족.구조대원.자원봉사자와 국민 모두는 장엄한 인간승리 드라마에 감격했지만 그런 기적은 崔군 하나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1일 崔군보다 더 좁고 열악한 죽음의 공간에서,나이도 더 어리고 고교시절 다리를 다쳐 몸까지 불편한 유지환(柳智丸)양이 보란듯 죽음에서 생환했다.
柳양 생환 하루뒤인 12일 발굴현장은 새로운 의지와 희망으로가득했다.빗줄기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콘크리트 더미를 파헤치는 구조대원들의 모습엔 생존자를 찾는 의지가 넘치고 있다.
『결코 기적만 바라지는 않겠습니다.반드시 생존자를 또 찾아내겠습니다.』 동대문소방서 119구조대원 이상만(李相萬.49)소방위의 말이다.
12일에는 전국 11개 시.도에서 80여명의 지방 소방대원이현장에 추가 투입돼 생존가능성이 높은 A동 중앙 에스컬레이터를중심으로 콘크리트 더미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총 4백여명의 소방관,7백여명의 경찰,3백여명의 군인이 「단 한명이라도 있을지모를 생존자」를 찾아 헤매고 있다.
포클레인 1대당 5명씩이던 관찰팀이 8명으로 증원됐다.혹시라도 포클레인이 생존자를 놓치고 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소방본부는 생존자 구조를 위한 장비확보를 위해 이날 서울시에3천3백만원을 추가 요청했고 삼성건설은 건물잔해에서 나오는 생존자의 열추적을 위해 적외선영상촬영기(대당 10만달러)를 투입했다. 구조대원.자원봉사자들과 실종자 가족들 모두가 새로운 힘을 얻고 또다른 기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있는 것이다.
한국통신 하이텔자원봉사대도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구조진척상황을 전국에 컴퓨터 통신으로 알려주고 있다.
「단 한명의 생존자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 〈洪炳基.表載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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