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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도 ‘파리의 연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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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31일 오후 1시15분 인천국제공항. 동체에 파리 개선문과 경회루 그림을 덧씌운 아시아나항공의 보잉777기가 웅장한 엔진음과 함께 활주로를 내달리다 떠올랐다. 목적지는 프랑스 파리. 아시아나항공이 이날 인천∼파리 노선의 직항 운항을 시작했다. 파리는 이 회사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영국 런던에 이은 유럽의 셋째 취항지로, 주 3회(월·수·금요일)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파리 취항을 위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프랑스 정부에 복수 취항을 요청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1월에야 한·프랑스 항공회담에서 복수 취항이 합의된 뒤 건설교통부로부터 노선을 주 3회 운항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강주안 사장은 “앞으로 주 7회까지 운항을 늘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리 노선 취항 성공에 대해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무는 “10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봤다”며 “아시아나항공 창립 후 20년의 숙원을 풀었다”고 전했다.

인천∼파리 노선은 75년 개설된 이후 33년 동안 국적 항공사로선 대한항공이 독점해 왔다. 프랑스에서는 에어프랑스가 취항해 있다. 특히 파리 노선은 유럽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황금노선이 됐다. 2000년 21만여 명이던 이용자 수가 지난해 37만 명을 넘었다. 대한항공과 에어프랑스의 평균 승객도 좌석의 75% 이상이다. 통상 탑승률이 70%를 넘으면 수익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파리 취항을 계기로 장거리 노선 경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이 긴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권을 인터넷으로 예약할 경우 대한항공보다 30여만원 싼 110만원(유류 할증료와 세금 제외)에 내놓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또 서울시가 파리 시내버스에 하고 있는 서울홍보 광고에 아시아나항공 로고를 담았다.

대한항공은 가격 경쟁 대신 편의성을 강조한다. 대한항공은 주 7회 파리 노선을 운항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에어프랑스와의 공동 운항을 통해 운항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또 루브르박물관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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