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붕괴 레포츠관 회원들 사물함 털려 속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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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이곳 레포츠관 회원으로 있는 일부 유명인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행히 무너지지 않은 남관(B동)4.5층에 레포츠관이 있기는하나 사고 당일 자원봉사자를 사칭한 일부 전문 털이범들이 이곳에 있던 라커와 귀중품보관함을 고스란히 털어 달아났기 때문이다. 백화점 직원들에 따르면 사고 이틀 후인 지난 1일 고객명부와 연락처등을 찾기 위해 4층 탈의실에 가 본 결과 사고당시 분명히 잠그고 나왔던 3백여개의 회원 개인 사물함이 모두 뜯겨진채 열려있고 안에 있던 물건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
바닥에는 가운.수첩.동전등 온갖 잡품들이 널려진채 있었으나 진작 보관함에 있던 고가 골프채와 롤렉스시계.핸드백.신용카드등은 하나도 남김없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직원들은『사물함에는 회원들이 3백50여개에 달하는 고급골프채와 고급시계.반지등 귀중품을 상당수 보관해두곤 했다』며『이보다더욱 회원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각종 비즈니스 상담은 물론 온갖「비밀스러운 일」등을 써놓은 수첩들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레포츠관에는 1천6백8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VIP회원중에는 D그룹의 K사장,L그룹의 간부 K씨,체육인 O씨,언론사간부 L씨등과 전 안기부 고위간부.구의원.법조인.연예인등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포츠관의 한 직원은『사고뒤 자신의 소지품 이상유무를 묻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일대에서 최고급을 자랑했던 이 레포츠관에는 남여 사우나와이.미용실,체련장.수영장.에어로빅장.실내 골프장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회원권만도 3인 가족기준 2천6백만원에 달해이번 사고로 모두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릴 가능성 이 높아 회원들은 더더욱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있다.
〈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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