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화와 서양화의 접목 힘쓰는 화가 김진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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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90년대초부터 민화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서양화에 부분적으로 접목해온 김진두(金珍斗.38)씨가 서울 이목화랑 ((514)8888)에서 10일까지 여덟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까치.호랑이를 비롯해 십장생도.풍속도.화조도.수렵 도등 민화에등장하는 이미지를 다른 도구없이 마치 세필(細筆)로 그리듯 바로 물감 튜브에서 짜내면서 캔버스에 붙이고 여기에 머나먼 은하계에서 날아온 듯한 운석(隕石)형상을 가로 혹은 세로로 펼쳐놓은 연작「존재의 그림자」20여점을 선 보인다.
『민화와 운석이라는 이질적인 요소에서 발생되는 긴장감 속에서시원(始源)을 알 수 없는 우리의 근원을 찾아보았습니다.과거.
현재.미래가 공존하는 영원불변의 우주에 대한 동경이라고나 할까요.』 金씨는 내용뿐만 아니라 재료에서도 상호대립되는 요소들의공존을 탐색한다.검정색.보라색등 단색을 입힌 보통의 캔버스 가장자리에 철판을 산소용접봉으로 녹여 붙이거나 구리판을 가위로 잘라 이어붙이는 실험을 하고 있다.
『평면적인 캔버스가 주는 질감에 일종의 한계를 느꼈습니다.어디 한군데 진득하게 머무르지 못하는 기질 탓도 있고요.』 金씨는 이같이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요소들의 조합을 통해 우리가 꿈속에서 흔히 겪는 의식의 혼란을 산뜻한 이미지로 표출한다.특히 그는『공수부대 장교시절 경험했던 생명에 대한 극도의 공포와순간적인 이완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고 말 했다.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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