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두 도시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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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찰스 디킨스의 명작『두 도시 이야기』가 생각난다.디킨스는 스무살에 기자가 돼 런던의사당 출입기자로 이름을 날렸다.작품속의두 도시는 런던과 파리다.프랑스혁명후 무정부상태로 치닫는 파리,그리고 혁명의 기운이 감도는 도버해협 건너 런 던의 사회상을그렸다. 현상유지가 영원한 진리로 옹호되는 두 도시는 디킨스의눈에 닮은꼴이었다.파리쪽이 더 심한 압제(壓制)였고 지독한 압제의 붕괴는 곧 경찰국가의 공포로 이어진다.
빈곤과 착취, 절도와 폭력이 점증(漸增)하는 런던의 사회상에서 그는 반역의 기운을 감지(感知)하고 혁명의 위험을 부단히 독자들에게 경고한다.그는 프랑스혁명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았지만혁명이나 반역을 미화하지는 않았다.우애와 한가족 의식,영웅적 자기희생을 통한 보다 나은 사회의 재창조가 작품의 목적이었다.
현대의 두 도시 서울과 워싱턴은 너무도 대조적이다.한국은 모든 것이 서울로 몰리는 「서울공화국」이다.민선(民選)서울시장이「미니 대통령」으로까지 불린다.미국의 행정수도 워싱턴은 모든 것이 빠져나가는 「썰물의 도시」다.시장 매리온 배리는 마약흡연혐의로 체포까지 됐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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