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수사현장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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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사고당일 백화점 건물의 균열을 최초로발견,보고했던 삼풍백화점 시설부 차장 李완수씨와 이 보고를 받아 회사 경영진에 보고했던 부장 李영철씨는 붕괴현장에 매몰됐을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의 고위관계자는 『李차장등 두사람이 백화점안에 있다가변을 당했는지,대피해 잠적했는지 확실하지는 않으나 현재로선 매몰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두사람은 사고당일 백화점측의 대응과관련,중요한 진술을 할수 있는만큼 행적을 계속 추적수사중』이라고 말했다.
○…진상규명 조사단의 현장조사를 지켜보던 H건설관계자들은 『백화점건물의 슬래브엔 21㎜ 철근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나 붕괴된 슬래브에 박힌 철근은 아파트등에 사용되는 14,16,19㎜에 불과해 시공社가 규격미달의 철근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문제점을 지적.
이들은 또 『이렇게 엉성한 슬래브는 처음 본다』며 『슬래브에사용된 철근들이 이중으로 배치돼있기는 하나 위쪽이나 아래쪽으로너무 처져있는데다 간격이 너무 넓어 슬래브가 하중을 이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3일 오전부터 크레인을 이용,붕괴된 A동의 지상부분에 대한 철거작업이 시작되자 검.경합동수사본부는 대한주택공사의 실무진 4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황급히 현장조사를 실시.
자문단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지검 형사 1부 이정희(李正喜)검사는 『각 층 슬래브(바닥판)및 주기둥등이 설계도대로 시공됐는지 여부가 부실시공여부를 판단하는데 핵심사항』이라며 『철거작업으로 부실시공에 대한 증거가 멸실될까봐 현장검증을 서둘렀다』고초조한 심정을 토로.
○…한편 대책본부측은 『시체라도 찾으려는 유족들의 요청이 너무 간절해 매몰됐을 가능성이 적은 부분부터 철거작업을 시작하게됐으나 생존자가 있을수 있는 부분은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
〈李相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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